“다문화 이해가 영어공부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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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째 세계시민축제 개최
서경수 이태원초등校 교장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문화와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외국어를 잘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16개국 학생들이 모여 공부하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태원초등학교 서경수(54·사진) 교장의 말이다. 서 교장은 3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는 작은 지구촌”이라며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세계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체험 교육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 교장은 지난 27일 학교에서 열린 ‘세계시민축제’ 행사를 성황리에 마친 뒤 “아이들이 축제에 참여하면서 지구는 하나라는 것을 느끼고 인권·평화·환경의 소중함을 알게 돼 세계시민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특성상 학교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영국, 일본, 나이지리아, 멕시코, 러시아, 에콰도르, 태국, 스페인, 탄자니아, 네팔,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베네수엘라 등 16개국 학생들이 모여 있다. 여러 나라 학생들이 모여서 공부하는 만큼 문화적 차이로 인한 작은 다툼들도 종종 생긴다고 한다. 서 교장은 “남자 머리를 만지는 것이 금기시된 이란에서 온 남학생 머리를 우리나라 여학생이 장남 삼아 만졌다가 다툰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3월 부임한 서 교장은 다양한 나라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세계시민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서 교장은 “문화적 차이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오해와 다툼을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 세계시민축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축제에서 학생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놀이와 인사말을 배우고 전통의상을 체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다. 학생들이 옷이나 장난감을 가져와 기부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