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차 동의 보감>모든 체질에 좋은 구수한 ‘둥굴레’… 혈당 조절·마른기침에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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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차(黃精茶)

황정은 ‘둥굴레’로 알려져 있다. 그 종류만 20여 종에 달하며 크게 분류하면 시중에는 황정, 위유, 옥죽 등의 이름으로 팔리기도 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둥굴레는 국산 외에 중국산, 북한산 등이 있으며 약재로 수입하면 황정, 식품의 용도로 수입하면 농산물명인 옥죽(위유)이라고 한다. 황정에는 전분이 무려 40∼60%나 함유돼 있다. 그래서 단맛이 돌며 성질이 평이하고 독성이 없다. 체질과 관계없이 장기간 복용하거나 식사 대용으로 활용해도 무방하다. 예전에는 흉년에 구황작물로 쓰였고, 이 달큼한 맛 때문에 쪄서 강정으로 만들어서 팔았다. 차로 만들어 먹으면 구수한 맛이 난다.

황정차는 현기증이 나고 눈이 침침한 허약체질의 사람에게 특히 좋다. 기력 회복을 돕고 면역력도 강화해준다. 또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조절해주고 당뇨 합병증도 막아준다. 또 혈관을 깨끗이 해 심혈관질환에도 좋다. 불면증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에도 활용한다.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해 입이 마르고 가래가 끼고 마른기침을 하는 등의 증상에도 탁월하다. 폐의 진액을 보충해주기 때문이다.

황정은 뿌리를 깨끗이 씻은 후 잘게 썰어 솥에 넣고 찐 다음에 잘 말려 사용한다. 차로 만들어 마실 때는 말린 황정 5∼10g 기준 물 600㎖를 넣고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달인 후 수시로 마신다. 황정을 달인 물로 밥을 지어먹기도 한다. 또한 황정을 물이 반쯤 줄 때까지 달인 후 목욕물에 섞어 입욕제로 활용할 수도 있다. 타박상이나 요통이 심할 경우 생뿌리를 갈아서 환부에 붙인다.

가공 방법에 따라 황정의 약성에 힘과 양기를 보강해줄 수도 있다. 우선 황정을 잘 골라 씻고 술로 고루 뒤섞어 그릇에 넣어 밀봉한다. 이렇게 밀봉한 것을 물이 있는 솥에 넣고 술을 모두 흡수할 때까지 약한 불에 푹 삶는다. 그리고 꺼내서 햇볕에 말린다. 마른기침이 잦을 때는 사삼을 배합해 쓸 수 있고, 변비가 있으면 사삼과 맥문동을 함께 먹도록 한다. 만약 미열이 지속될 경우에는 갈근을 배합해 쓸 수 있다. 또한 구기자나 지황을 배합하면 피부 건조나 모발이 가늘어지는 증상에 적용해볼 수 있다.

여름철에 밥맛이 없을 때는 복령과 백출을 배합하면 좋다. 특히 식욕부진과 함께 다한증, 권태감이 있는 경우는 황기를 추가 배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황기와 맥문동 또는 산약 등을 함께 먹으면 여름철 갈증과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한편 황정은 체질과 관계없이 수시로 마셔도 상관없으나 손발이 차고,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설사를 심하게 하는 사람은 신중히 복용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여름철에 많이 먹는 매실을 황정과 배합하는 것은 금기라는 점이다.

차서레시피 김현우 원장(한의사)

※차서레시피(次序 RECIPE)는 식재료 가공과 구성배합의 원리를 이용해 동서양 모든 천연자원을 현대적 식품 처방으로 개발·보급하는 전문가 모임이다.

사진 = 신창섭 기자 bluesk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