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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믹스트존 게재 일자 : 2016년 06월 01일(水)
프로 스포츠 심판 ‘인사고과’… 현장평가 30% + 동영상 70%
7.5점 이하면 계약 제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최근 프로축구 K리그 심판 2명이 구단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수수, 기소됐다. 기소된 심판 2명은 각각 2차례, 3차례에 걸쳐 부정한 청탁과 함께 경기당 100만 원씩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도 이들을 포함해 돈을 받은 K리그 심판 4명이 기소됐다. 공정한 판정이 생명인 심판이 ‘검은돈’을 받은 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부정에 연루된 심판은 극히 일부이고, 대다수 심판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심판에게 가장 두려운 건 팬들의 시선. 한 프로농구 심판은 “10번, 20번을 정확하게 판정했더라도 1번 실수하면 판정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된다”며 “직업이 심판이기에 다른 종목에서 판정에 대한 팬들의 질책, 비난, 야유가 쏟아지는 걸 보면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털어놓았다. 팬들의 시선만큼 내부 평가 또한 심판의 애를 태운다. 프로 스포츠는 공정한 판정을 위해 일종의 심판 ‘인사고과’를 실시하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심판 출신인 경기 분석관들이 매일 경기 종료 2∼3시간 후 심판의 판정이 정확했는지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분석관 보고서는 심판부장과 경기본부장이 검토한다. 심판들은 경기 종료 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기 평가보고서를 올린다. 오심했을 경우에는 교육 시간에 해명해야 한다. 분석관은 경기를 분석한 영상을 바이얼레이션 미지적, 오심 등으로 제목까지 달아 앱에 올린다. 해당 심판이 영상물을 확인했는지까지 체크한다. 경기가 없는 심판은 매일 오후 KBL에 모여 심판부장 주재로 비디오 분석을 통한 판정 교육을 받고, 경기 평가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를 종합해 경기마다 심판 개개인의 점수가 매겨진다. 심판 판정에 대한 점수는 경기 배정에 반영돼 심판의 수입과 직결된다. 정규 리그 270경기에 심판은 주심 1명, 부심 2명 등 3명씩 배정돼 연인원은 810명이다.

지난 시즌 심판 수는 17명으로, 1인당 평균 48경기씩 돌아간다. 하지만 평가 점수에 따라 60경기에 투입되는 심판이 있는가 하면, 20∼30경기 출장에 그치는 심판도 있다. 평가가 좋지 않은 심판은 D리그(2군) 경기에 배정한다. 평가 점수는 이듬해 계약에 영향을 미친다. KBL 관계자는 “평가 점수가 심각하게 나쁜 경우에는 재계약하지 않는다”며 “농구 심판은 몸만 힘든 게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엄청나다”고 설명했다.

여자프로농구도 비슷하다. 판정 분석관이 매 경기 후 영상을 보면서 판정이 정확했는지, 오류가 있는지를 판단하고 평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긴다. 판정 분석관은 평가 결과를 심판위원장에게 보고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시즌이 끝나면 평가 결과를 취합해 심판에 대해 등급을 매긴다. A부터 D까지 4등급이 있고 가장 낮은 등급을 받은 심판은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등급에 따라 연봉이 차이 난다.

명백한 오심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시즌 중일지라도 자체적으로 징계한다. 오심이 심각하면 한 라운드 출장 정지 징계가 나오기도 한다. WKBL 관계자는 “심판에 대한 평가는 남자 농구와 대체로 비슷하다”며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하는 심판도 계약이 안 된다”고 말했다. KBL은 경기 전날이나 당일 심판에게 경기 배정 사실을 알려 주고, WKBL은 경기 전날 통보한다. 심판 배정 기준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준을 공개할 경우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배구도 엄격하게 심판을 평가한다.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 감독관은 경기마다 심사 평가표를 작성하고, 심판위원장도 평가한다. 심판에 대한 인사고과는 심판 감독관의 심사 평가표, 심판위원장의 평가. 시즌 오독률(오심률), 이론 테스트 등 4가지 항목을 종합해 결정한다. KOVO 관계자는 “시즌 오독률은 경기 다음 날 사후 판독관이 경기를 분석해 오심 등을 확인·기록한 것을 취합한다”고 설명했다. 인사고과는 A부터 F까지 6등급으로 나뉜다. A는 실기적으로 완벽한 수준이고 F는 치명적인 실수가 있는 경우다. 경기 수준을 쉬움·중간·어려움으로 나눠 4개 항목, 17개 부문에 대해 평가한다. 판정 완성도와 다른 심판과의 팀워크, 수신호와 휘슬 사용, 네트 플레이 판정, 경기 난이도에 따른 수행도 등이 평가 부문이다.

인사고과는 이듬해 계약 및 연봉과 연결된다. KOVO 관계자는 “인사고과가 낮게 나오면 다음 시즌 연봉 계약 때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심판 배정은 경기 2주 전 심판위원장이 결정한다. 경기 하루 전 심판들에게 경기 지역을 통보하고, 주·부심, 선심, 기록심판, 대기심 등 역할을 경기 당일에 알린다. 심판 역할을 배정할 때는 심판 컨디션뿐 아니라 오심 비율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1, 2위끼리의 경기나 플레이오프 등 중요한 경기엔 우수한 심판을 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팀당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는 경기 운영위원들이 경기마다 심판을 평가한다. 심판의 역할에 따라 평가 항목 카테고리가 있고 운영위원들은 이 기준에 따라 심판을 평가한다. 심판위원장도 심판 평가에 참여한다. 예를 들어 주심의 경우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점수로 매긴다. 요즘은 기계로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평가할 수 있는데 틀릴 때마다 감점하는 것은 아니고 심각하게 오차가 나는 경우에 점수를 깎는다. 합의 판정을 통해 판정이 뒤바뀐 경우도 평가에 반영된다. 합의 판정의 경우 판정을 번복할 때마다 감점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누가 봐도 오심인 상황에서 감점이 이뤄진다”며 “인간으로서 심판이 가지는 한계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야구 또한 평가 결과가 경기 배정 등에 영향을 준다. 심각한 오심을 내서 2군으로 강등된 사례가 있다. 시즌 평가에 따라 연봉이 삭감되기도 하고 이듬해 2군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KBO는 2012년부터 심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다른 종목에 비해 신분이 안정적이지만, 인사고과가 너무 나쁘거나 2군에 내려가 일정 기간이 지나도 1군에 복귀하지 못하면 퇴출당한다. 프로야구는 경기가 매일 열리다 보니 이동 거리 등을 고려해 시즌 개막 전 미리 한 시즌 심판 배정표가 나온다. 심판위원장이 경기를 배정하는데 연속해서 같은 팀이나 같은 지역의 경기를 맡기지는 않는다. 시즌 심판 배정은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이는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대한축구협회 소속으로 1급 심판 자격을 소지한 사람과 계약을 맺어 K리그 심판으로 채용한다. 심판에 대한 인사고과는 경기 감독관의 현장 평가와 별도의 동영상 분석 평가로 이뤄진다. 경기 감독관의 현장 평가가 30%, 2명 이상이 참여하는 동영상 분석 평가가 70% 반영된다. 주심의 경우 4개 항목, 11개 부문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100점 만점으로 파울, 페널티킥, 경고 등 판정이 틀렸을 경우 0.5∼8점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채점이 이뤄진다.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오심을 할 경우 4∼8점이나 깎인다.

시즌이 끝나면 각 경기의 평가 자료를 취합해 심판 한 명당 10점 만점으로 환산해 점수를 매기고, 7.8점 이하부터는 페널티가 부여된다. 7.8점 이하는 2경기, 7.7점 이하는 3경기, 7.6점 이하는 4경기 출장 정지가 각각 주어진다. 7.5점 이하는 계약 대상에서 제외된다. K리그 심판 배정은 2015년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뤄진다.

프로축구연맹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경기 하루 전날 심판에게 배정지를 통보하고, 경기 시작 90분 전에야 주·부심 배정을 알린다. 부정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여지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조성진·전현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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