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한센인 위한 희생,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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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법무, 소록도 두 수녀에 대한민국 명예국민증 수여

40여 년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간호한 오스트리아 국적의 마리안느 스퇴거(82·왼쪽 사진) 수녀와 마가렛 피사렛(81·오른쪽) 수녀에게 8일 대한민국 명예국민증이 수여됐다. 명예국민증 수여는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에 이어 2번째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대회의실에서 수여식을 열고 두 수녀에게 명예국민증과 함께 메달과 장수를 기원하는 뜻이 담긴 ‘십장생 자개 병풍’을 전달했다.

스퇴거 수녀는 이날 수여식에 참석했지만 피사렛 수녀는 건강상 이유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고 소록도 성당 김연준 신부가 대리로 참석했다. 명예국민증에 법적인 권리와 의무는 부여되지 않지만 출·입국 및 체류 등에 있어 최대한의 행정적 편의가 제공돼 출·입국 시 전용심사대를 이용할 수 있고 장기간 체류할 경우 영주자격을 곧바로 얻게 된다.

스퇴거 수녀와 피사렛 수녀는 지난 1955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병원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현지 병원에서 일하다가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듣고 각각 1962년과 1966년에 입국했다. 이후 이들은 40여 년 동안 보수도 받지 않고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했다. 한센인들은 두 수녀를 ‘할매’로 부르며 따랐다.

정부에선 두 수녀의 공로를 기려 1972년 국민훈장과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했다.

20대 후반에 한국에 온 후 한센인들을 위해 일생을 바친 두 수녀는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자 “소록도에 불편을 주기 싫어 떠난다”는 내용의 편지 한 통을 남기고 2005년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날 수여식을 주관한 김 장관은 “40여 년간 한센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 사랑과 봉사활동을 펼친 두 분의 고귀한 희생정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