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이번엔 ‘디자인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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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자인업체 투씨엠
“국제행사 출품작 베꼈다”

롯데 “터무니 없는 주장
허위사실유포·업무방해”

인허가 비리 의혹이 제기된 제2롯데월드가 이번에는 건물 디자인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국내 디자인 업체인 ‘투씨엠(2cm)’은 13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에비뉴엘관의 외관 디자인은 우리가 2011∼2012년 디자인해 국제 건축행사에 출품했던 ‘스타 컬렉션’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투씨엠은 롯데 측이 표절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해외 유력 디자인 업체에 표절 여부에 대한 자문을 하고, 조만간 폭로 기자회견도 열 방침이다. 이 회사는 건축물 내외부 벽면을 장식하는 석재 타일 등을 디자인 및 제작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 판매하고 있다.

투씨엠은 자사의 스타 컬렉션을 45도 회전하면 에비뉴엘관의 디자인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투씨엠은 또 “스타 컬렉션 디자인 콘셉트는 별빛을 형상화한 것”이라며 “그런데 에비뉴엘관 외벽도 야간 조명을 활용해 별빛 무늬를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씨엠은 이런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세 차례 롯데 측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동열 투씨엠 대표는 “지난해 해외 유명 디자인 업체에서 ‘제2롯데월드 외관이 투씨엠 디자인과 매우 유사한데, 혹시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느냐’고 물어와 우리도 표절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게 됐다”면서 “스타 컬렉션은 2012년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을 순회하며 열린 유럽 최대 건축행사 ‘아키텍트 워크’에도 선보여 품질을 인정받아 행사 책자 표지와 유명 디자인 잡지 등에도 실렸던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제품과 에비뉴엘관 디자인이 얼마나 유사한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에비뉴엘관 건물 소유주인 롯데물산은 투씨엠의 표절 의혹 제기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해 양측의 공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물산은 내용증명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에비뉴엘관 외관 디자인·설계를 맡은 외부업체에서 표절을 부인했을뿐더러, 배치된 사각형 사이 홈의 모양과 크기, 재질, 조명 시공 여부 등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롯데물산은 “에비뉴엘관 디자인은 별빛이 아니라 매듭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며 “법무법인에 자문했더니 ‘스타 컬렉션 자체가 보편적인 디자인이어서 우리가 투씨엠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투씨엠이 정당한 근거 없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는 것은 허위사실 유포나 업무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