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 계열사 등 15곳 2차 압색… 건설 포함 주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4일만에 또…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1부가 14일 오전 압수수색에 들어간 서울 동작구 롯데케미칼에서 수사관과 직원이 얘기를 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롯데건설 · 케미칼 · 제과 등
주요 임원들 자택까지 포함
계열사 비자금 조성정황 포착
제2롯데 로비 수사 확대 주목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4일 주요 계열사에 대한 2차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 10일 그룹 정책본부 및 주요 계열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후 4일 만이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가 모두 압수수색을 받으며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간 자산 거래 및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의 횡령·배임 혐의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오전 롯데건설,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계열사 10여 곳 등 총 15곳을 압수수색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기공, 롯데상사, 롯데닷컴,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과 부산롯데호텔 등 계열사도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1차 압수수색 때도 포함됐던 롯데정보통신은 재차 압수수색됐다. 호텔롯데의 사업부인 롯데제주리조트와 부여리조트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계열사 외에 해당 계열사의 주요 임원들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 장소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 장부, 계열사 간 내부 거래 자료, 부동산 및 금융 거래 내역서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롯데건설이 정·관계에 대한 인허가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제2롯데월드의 주 시공사라는 점에서 제2롯데월드 관련 비리 수사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지난해에도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돼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검찰은 지난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간 자산 거래 및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했고, 일부 계열사의 경우 오너 일가 사이의 수상한 자금 흐름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 계열사 역시 일부 피의사실 입증에 필요한 서류 등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은 해외에서 원료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중간에 계열사를 끼워 넣어 거래 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자금을 빼돌린 의혹이 제기됐다. 이미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출국금지된 상태다.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는 오너 일가가 깊이 연루된 비자금 조성 의혹과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의혹, 그룹 및 총수 일가의 불법 부동산 거래 의혹 등 세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예상보다 수사 속도가 빨라 이르면 이달 말쯤 신 회장 등의 혐의점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