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CNN 앵커 앤더슨 쿠퍼가 방송에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49명의 이름을 한 명씩 호명하던 중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CNN방송 캡처
“희생자들의 이름은 이름 그 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살아있을 때 사랑을 했었고, 또 사랑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으로 기록될 올랜도 총기 난사 희생자 49명의 이름을 호명하던 중 CNN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49)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는 13일 자신이 진행하는 CNN의 시사프로그램 ‘앤더슨 쿠퍼 360도’의 도입부에서 7분가량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열거하며 그들의 삶을 추모했다고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했다. 2012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했던 쿠퍼는 이날 방송에서 올랜도 동성애자(게이)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읽어내려갔다.
쿠퍼는 방송 중 몇 번이나 목이 메는 듯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이름이 호명되는 동안 방송 화면의 하단에는 “희생자들을 기억하다”라는 자막이 흘렀다.
현재까지 확인된 올랜도 참사 희생자들의 연령은 18∼50세 사이로, 20대나 30대 희생자가 주를 이뤘다. 대학생, 무용수, 회계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은 모두 나름의 꿈을 갖고 성실히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쿠퍼는 “사람들이 이들의 이름을 듣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희생자의 이름까지 호명된 후엔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됐다. 쿠퍼는 “이어지는 2시간 동안 우리는 짧은 생을 살다 간 이 사람들에게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이날 쿠퍼의 방송이 다른 보도들과는 달리 “총기 난사테러범 오마르 마틴의 사진이나 이름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며 그보다는 “희생자 개개인의 이름과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해 감동을 줬다”고 평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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