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새마을금고, 개도국 빈곤 퇴치 금융플랫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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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저축의 의식 개혁 모델
새마을운동과 긴밀한 연계를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시 한국의 행정자치부와 우간다의 지방정부부(部) 간에 새마을금고 협력 양해각서(MOU) ‘이행협약서’를 체결했다. 향후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협동조합금융 공동연구, 마을지도자 초청연수, 시범금고 설립·운영 컨설팅 등 다양한 새마을금고 협력 사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아프리카 새마을운동의 허브’로 불리는 우간다에 새마을금고 모델이 전파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최근 들어 빈곤을 퇴치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금융플랫폼으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개도국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2년에 미얀마 정부가 새마을금고의 운영시스템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글로벌 새마을운동 지도자 대회에서도 많은 개도국들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바 있으며 실제로 우간다, 캄보디아와는 새마을금고 협력 MOU를 체결하였다. 이처럼 새마을금고에 대한 개도국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마을금고 모델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뱅크(Grameen Bank)로 대표되는 ‘마이크로 파이낸싱(micro-financing·저소득층 소액대출)’ 방식의 개발협력(ODA)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새마을금고는 1960년대 초 절대 빈곤, 높은 실업률, 고질적인 고리채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경남의 한 마을에서 태동했다. 계·두레·향약 등 우리나라 공동체 전통에 독일의 신용협동조합을 창조적으로 융합한 ‘법고창신(法古創新)’의 발명품이라 할 수 있다. 이후 새마을금고는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5대 시책의 하나로 선정돼 새마을운동의 확산과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새마을금고를 기반으로 가난한 마을 주민 스스로 절약·저축 운동을 통해 기금을 축적하는 한편, 축적된 기금을 마을개발과 경제사업에 투자하여 소득을 증대시키는 선순환을 이루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단순히 외부의 부자들이 가진 돈을 투자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을 대출해주는 시스템인 마이크로 파이낸싱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새마을금고를 개도국 빈곤퇴치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성공적 모델로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새마을금고의 정신과 핵심가치, 핵심 사업요소, 성공요인 등을 잘 정리하고 모듈화해서 누가 어느 나라에 전파하더라도 본질적 내용이 변질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기구와 공동연구를 통해 표준모델을 정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로, 수원국의 정치·경제·문화적 환경이 상이함을 이해하고, 철저한 현지 분석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셋째로, 글로벌 새마을운동 ODA 사업들과 긴밀히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

홍윤식 행자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