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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16년 06월 17일(金)
4개월째 출입구 못찾는 性소수자 ‘화장실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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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소수자 인권인가 - 안전인가… 올랜도 테러 이후 갈등 심화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트랜스젠더 차별 법안 발단
“출생 성별 따라 화장실 써야”
트럼프도 “너무 지나친 조치”

美 여론 57% “차별법 반대”
보수적 남부 - 대도시 갈등
연방정부 - 州정부 소송전까지


트랜스젠더 여성은 남자화장실을 사용해야 할까, 여자화장실을 사용해야 할까.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발생한 동성애자(게이)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사건을 계기로 성소수자 문제가 미국 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이용 문제를 두고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소송전까지 벌이는 등 ‘화장실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트랜스젠더 화장실 논쟁의 시작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가 발효한 ‘HB2’(House Bill 2) 법안에서 시작됐다. 공화당 소속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지난 3월 주내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성소수자 차별 금지 조례 제정을 막고 인종·성차별과 관련한 소송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에 서명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법안은 트랜스젠더가 출생증명서상의 성별과 다른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성소수자 화장실 차별법’으로 불렸다. 이 법안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찬성과 반대 입장이 강하게 대립했다. 반대 측에서는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며 법안 폐기를 주장했고, 찬성 측에서는 과거 남성이었던 사람이 여자화장실에 들어가면 잠재적인 범죄를 방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방 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헌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표현하며 성소수자 차별 금지 정책을 옹호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즉각 제동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5월 4일 매크로리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 HB2 법안이 차별대우를 금지한 시민권법, 여성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전달하며 법무부 차원의 소송과 주립대 지원금 삭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과 라커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미국 내 모든 공립학교에 내리며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매크로리 주지사는 같은 달 9일 “법무부의 입장은 근거도 없고 노골적인 월권행위”라며 노스캐롤라이나 연방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도 즉각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맞소송을 제기, 향후 양측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고됐다.

화장실 논쟁은 보수적인 남부 지역과 진보적인 대도시 간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텍사스, 오클라호마, 앨라배마, 웨스트버지니아, 테네시 등 보수적인 남부지역 중심의 11개 주는 오바마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학생 화장실 사용 선택권 보장 지침에 반발해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연방 정부가 더이상 트랜스젠더 정책과 관련해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소송의 핵심은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헌법을 짓밟아 뭉개고 있는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며 트랜스젠더 학생 화장실 사용 지침에 따를 바에는 100억 달러(약 1조6950억 원)에 달하는 연방 교육 지원 예산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진보적인 성향의 대도시에서는 화장실 차별법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뉴욕시는 지난 6일부터 실제 트랜스젠더 모델을 통해 화장실 이용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지하철 버스 등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한편 이번 논쟁에 대해 미국민들은 전반적으로 ‘성소수자 차별법’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지난달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7%가 HB2 법안에 반대했으며, 찬성 응답자는 38%에 그쳤다. 문화계, 경제계 등에서도 노스캐롤라이나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지난달 10일 차별 법안에 반발하며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을 취소했고, 미국프로농구협회(NBA)도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열릴 예정인 2017년 올스타전 개최지 변경을 추진하고 나섰다. 특히 NBA의 ‘전설’ 찰스 바클리는 “나는 백인, 히스패닉, 동성애자 등 어떤 종류의 차별에도 반대한다”며 올스타전의 개최지 변경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경제계에서는 온라인 결제 업체인 페이팔이 노스캐롤라이나에 약속했던 360만 달러(약 42억 원) 상당의 투자를 철회했고,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의 CEO들도 매크로리 주지사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이 같은 여론에 미국 대선 주자들도 노스캐롤라이나의 정책을 비판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 4월 언론 인터뷰에서 “(매크로리 주지사의 선택은)너무 지나친 조치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림픽 철인 10종 경기 챔피언 출신으로 성전환을 한 케이틀린 제너가 ‘트럼프 타워’에 왔을 때 어떤 화장실이라도 쓰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사실상 확정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법안이 공개된 지난 3월 트위터를 통해 “성적소수자들은 법에 의해 차별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그래픽 = 하안송 기자 s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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