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롯데 비자금수사 사장급 첫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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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인 신분 자금흐름 조사
내주부터 주요임원 줄소환

롯데그룹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채정병(66·사진) 롯데카드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16일 오후 늦게 소환해 17일 오전 4시까지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채 사장 이후 부임한 이봉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도 소환해 조사했다.

채 사장은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정책본부장으로 정책본부에 근무하던 2004년부터 재무·법무 등을 책임지는 지원실장에 임명되는 등 대표적인 신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 지원실장은 롯데가 ‘형제의 난’ 이후 신 회장 지시에 따라 꾸려진 ‘그룹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조재빈)는 롯데그룹 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채 사장을 소환해 롯데그룹 내 수상한 자금 경로 등에 대해 조사했다. 채 사장은 1981년 롯데그룹에 입사한 후 그룹 경영지원실 임원을 지내면서 2004년부터 2014년까지는 그룹의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인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맡았다. 채 사장은 11년간 그룹 내 주요 자금 흐름을 대부분 파악하고 있어 검찰은 그를 통해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를 풀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정책본부는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 조직이며, 회장의 측근들이 배치된다. 롯데그룹이 계열사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어도 그 중심에는 정책본부가 관여해 지휘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채 사장은 이번 롯데그룹 수사에서 처음으로 소환된 사장급 인사다. 검찰은 12일 신격호(94) 총괄그룹 회장과 신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자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채 사장 소환을 통해 정책본부에서 조성된 그룹 내 비자금 흐름 경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그룹 계열사 수사에서 비자금 조성 정황이 추가로 파악되는 대로 채 사장을 계속해서 부를 계획이며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정책본부 및 주요 계열사 임원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기·정철순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