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염화미소법 함께 논의”… 줄어든 ‘변화 기대감’

  • 문화일보
  • 입력 2016-06-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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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려 참석한 스님들이 반야심경을 봉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계종 중앙종회 선출제도 회의

토론 2 ~ 3시간 진행한 뒤 폐회
내년 선거 현행대로 가능성 커

대중공사 60%‘직선’원했지만
종회 “대다수라고 보기 어려워”


총무원장 선출방식을 결정키로 했던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가 이 안건을 차기 회의로 넘겼다. 중앙종회는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중여론을 감안해 ‘직선제 선출제도 특별위원회’(직선제특위)를 구성한 뒤 차기 회의에서 종정 추첨제인 가칭 ‘염화미소법’과 함께 논의키로 했다. 하지만 어떤 방안으로도 쉽게 결론낼 가능성이 낮아 보여 내년 10월 치러질 제35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현행 제도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중앙종회는 지난 21일 임시회를 비공개로 열어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결과를 보고받고 ‘염화미소법’을 골자로 한 종헌개정 및 종법개정안을 논의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중앙종회에서 지역 대중공사에서 벌인 설문 조사가 과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서 대다수 종도 의견이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한 달간 전국 7개 권역별로 열린 대중공사에서는 현장투표를 종합한 결과, 직선제가 60.7%로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고 염화미소법 지지는 9.3%에 그쳤다. 중앙종회는 조사의 미비점에도 불구하고 직선제에 대한 의견을 받아들여 직선제특위 구성을 결의, 위원장에는 태관스님을 임명하고 위원은 9∼11명으로 구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9월이나 11월 중앙종회에서 이번에 총무원장선출제도혁신특별위원회가 부의했던 염화미소법과 함께 직선제도 상정해 두 방안을 놓고 총무원장 선출제도의 결론을 내게 됐다. 교계에서는 9월 임시회까지는 직선제특위의 방안 마련이 촉박해 11월 열릴 정기총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총무원장 선출방식의 변화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종단이 마련한 대중공사에서 직선제 선호가 강하게 표출된 마당에 뒤늦게 종회에 직선제가 상정이 안 됐다는 이유로 논의를 미룬 것은 총무원장 선출방식의 변화를 바라지 않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중앙종회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토론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불과 2∼3시간 만에 토론을 끝내고 하루 만에 임시회를 폐회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재가신자로 대중공사에 참여해 직선제를 제안했던 박재현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은 “전망이 밝진 않지만, 그동안 표출된 직선제에 대한 사부대중들의 요구를 중앙종회가 무시할 순 없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본다”며 “직선제를 지지하는 스님들과 불교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속해서 힘과 여론을 모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종회를 앞두고 조계종 승려의 절반인 비구니 스님들로 구성된 전국비구니회(회장 육문스님)가 “종단은 대중공사를 통해 표출된 대중공의를 가벼이 간과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처음 밝힌 것은 승가의 변화 조짐 중 하나로 해석된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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