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도 全大 불출마… 송영길- 추미애 2파전

宋·秋 모두 親文에 구애 중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던 박영선 의원이 8월 27일 예정된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24일 밝혔다. 전날 김부겸 의원에 이어 박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번 더민주 당 대표 선거는 유력한 비주류 후보 없이 송영길 의원과 추미애 의원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 최대 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지가 두 의원에게 분산되면서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당 대표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권교체를 위해 각자의 롤(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초선의원 시절부터 해왔던 경제민주화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에게 ‘당권에 나갔으면 좋겠다’고 권유할 때 이미 저는 이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상태였다”고 했다.

일찍이 당권 도전 뜻을 밝힌 송 의원과 추 의원은 ‘비주류 변수’가 사라지면서 확고한 양강으로 떠올랐다. 두 의원은 모두 ‘호남 당권론’을 내세우며 연일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김 의원 등 더민주의 유력 대권 주자가 비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호남을 다독일 수 있는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송 의원은 전남 고흥 출신이고, 추 의원은 남편이 전북 정읍 출신이다. 송 의원은 5∼6월 두 차례에 걸쳐 ‘호남 경청 투어’를 진행했고, 추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호남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예산과 인사를 직접 챙기겠다”고 밝힐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친문계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추 의원은 친문 핵심인 최재성 전 의원을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의원은 지난 12일 광주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할 때 표창원 의원, 양향자 광주서을 지역위원장 등 문 대표가 영입한 일명 ‘어벤저스’ 군단을 대동하기도 했다. 친문 세력은 추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지 분화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정세균계와 86그룹을 중심으로 송 의원 지지 그룹이 늘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송 의원 측 관계자는 “당 대표 출마를 위해 일대일로 만난 의원이 6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