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금융시장 ‘불안한 진정’… “브렉시트 쇼크 장기이슈 가능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혼조 27일 오전 아시아 증권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충격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신창섭 기자 bluesky@

- 증시 영향·대책

“리먼때만큼 충격 크지 않아”
금융당국 “단계적 안정조치”

‘추가탈퇴’ 등 변수 아직 많아
28일 EU정상회담 대책 주목

국내증시 유입 영국계 자금
조세피난처 합치면 45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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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확정된 지난 24일 ‘패닉’을 경험했던 국내 증시는 27일 다소 진정된 모습을 보이며 출발했다. 브렉시트 여파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해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충격이 완화되고,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투자자들이 일단 관망하는 자세를 취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EU 추가 탈퇴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증시 충격은 쉽게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39포인트 내린 1901.85로 출발했다. 브렉시트 충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낙폭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보다 지수가 덜 빠지고 있다”며 “대형 이벤트 뒤 소강 상태를 보이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오는 28일 열리는 EU 정상회담 등 글로벌 정책 공조를 통해 대안이 나와준다면 시장은 안정적으로 갈 수도 있다”면서도 “단기적 이슈가 아닌 장기적 이슈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등 모든 것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24시간 대응체제’를 이어가며 대규모 자본 유출 가능성 등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장기화를 우려하면서도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당시처럼 글로벌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불안 심리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제결제은행(BIS) 출장에서 조기 귀국해 이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대응책을 논의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 주말에 이어 이날 오전 금융권역별 대응계획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외국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다. 현재 증시에는 약 36조 원에 달하는 영국계 자금이 들어와 있다. 전체 외국인 투자 자금의 8.4%를 차지한다. 영국령으로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맨군도까지 합치면 투자금은 45조 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엔화나 달러화 등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성향이 심화하면 대규모 자본 이탈이 벌어질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등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고 달러화가 부족해지는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