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6개월 예산 청구… 석달로 수정 안하면 편성 안할 것”

정부 “활동시한 오늘로 종료”
파견공무원 29명중 12명 복귀

특조위 “내년 2월3일이 시한”
野도 특별법 개정카드 만지작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시한이 30일 종료되면서 특조위 파견 공무원 수와 예산이 이날을 기점으로 대폭 줄어든다. 정부는 세월호 특별법에 근거해 특조위가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추가로 활동할 수 있지만, 이 기간에는 조사가 아니라 종합보고서 및 백서 작성·발간에 주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활동 개시일을 예산이 처음 편성된 지난해 8월 4일이라고 주장하는 특조위는 활동 종료 시점이 내년 2월 3일까지이기 때문에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야 3당도 반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 말을 종합하면 특조위에 파견된 공무원 29명 중 12명은 30일을 끝으로 소속 부처에 복귀한다. 해수부는 특조위에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인원을 요청하라고 통보했지만 특조위가 거부하자 현재 인력(92명)의 78%인 72명으로 인원을 조정했다. 예산도 조사 활동 시기보다 대폭 삭감된다. 기재부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예산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물었으나 특조위는 28일 기재부에 보낸 공문에서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신 13일 기재부에 제출한 올 7~12월 예산 요구안을 검토해 배정해달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보고서 작성에 드는 3개월 치 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것이고, 특조위는 조사 활동에 필요한 6개월 치 예산을 달라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 요구안을 다시 제출하지 않으면 기존에 쓰고 남은 예산이 충분한 것으로 간주해 향후 3개월분 예산을 신규 편성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고서 작성과 선체 조사를 위한 인건비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상반기에 쓰고 남은 예산으로도 3개월간 특조위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특조위와 예산 편성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되 특조위가 보고서 작성 등 주목적 외에 다른 목적으로 남은 예산을 사용할 경우 예산 집행 유보 지침을 내릴 계획이다.

특조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조위 관계자는 “7월 1일을 보고서 작성시작시간으로 전제하는 한 정원이나 예산 요구안을 제출하거나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 3당은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30일 통화에서 “조사기간이 연말까지 연장될 수 있도록 새누리당과 논의를 하겠지만 언제든 세월호특별법 개정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최준영·유민환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