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검사 죽음 반드시 규명” 연수원 동기들 뿔났다

같은반 출신 72명 6일 성명 발표
전체 동기 1000여명 13일 예정
“후배들을 위해서도 진상 밝혀야”
현직 검사들도 포함…파장 예고

지난 5월 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김모(33) 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김 검사의 죽음이 억울하지 않도록 검찰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기로 하고,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김 검사 유족이 “상사의 인격모독과 업무성과 압박 등으로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며 대검찰청과 대통령 비서실에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관련, 상명하복 문화가 철저한 검찰 조직에서 후배 검사를 포함한 법조인들이 선배 검사들이 진행 중인 진상조사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 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41기)로 연수원 시절 김 검사와 같은 반(4반)에서 공부했던 법조인 72명은 1일 성명서 발표를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르면 오는 6일 성명을 낼 예정이다. 성명서에는 “김 검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여러 의혹에 대해 진상이 축소되거나 은폐되지 않고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김 검사의 죽음에 억울함이 없도록, 또 추후 임관하는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의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반에 속했던 법조인들이 먼저 성명서를 내고, 일주일 뒤인 오는 13일에는 연수원 41기 법조인 1000여 명 전체 명의로 2번째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명서 초안을 준비하고 있는 김 검사의 동기는 “법조계의 밝은 미래를 위해 모두 동참해주기 바라는 마음이지만, 현재 검사로 재직하고 있는 동기들로서는 선배들을 상대로 공개적인 의견 표명을 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며 “서명운동과 성명서 발표 동참을 강요할 수는 없고, 희망자에 한해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검사가 근무했던 서울남부지검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배경과 관련, 상사였던 김모 부장검사가 부적절한 발언이나 행위를 한 것이 있는지 계속 조사하고 있다. 평소 김 검사가 친구들에게 보낸 메시지 등에서 ‘김 부장의 술 시중으로 힘들다’ ‘술에 취해 때린다’ ‘(실적 압박으로) 매달 시험을 보는 것 같다’ 등 내용이 확인되면서, 김 부장에 대한 대검찰청의 감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문화일보 6월 30일자 8면 참조).

김 부장은 김 검사 유족이 대검에 탄원서를 제출한 지 9일만인 지난달 10일 서울고검으로 전보 조처됐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