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효도라디오 한대에 불법 복제 2만곡… 작곡가·가수 통탄할 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송순기(왼쪽)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이사장이 최근 함께 공연한 가수 남진과 현장에서 찍은 기념사진.

불법 복제 현황은

송순기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이사장은 불법 복제물과 관련해 한국의 법적 대응이 미약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독일 같은 곳에선 불법 복제를 했을 때 어마어마한 벌금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생계형 범죄라고 취급해 벌금이 200만 원, 3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기술이 발달하고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단속은 더 어려워지고 있고, 중국 등 외국에서 복제물을 만들어 국내로 유통시키기 때문에 단속을 해도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송 이사장은 최근 새로운 불법 복제물 유형으로 등장한 효도라디오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어르신들이 조깅을 하거나 산책할 때 많이 사용하는 효도 라디오를 판매할 때 불법으로 녹음한 노래가 담긴 SD카드를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싼값에 판다는 것이다. 이 SD카드에는 최소한 2000곡에서 무려 2만 곡 가까이 들어간다. 송 이사장은 “2만 곡이라면 거의 모든 노래가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이들 SD 카드가 2만∼3만 원에 팔리고 있으니 실제 노래를 만들고, 이를 부른 가수들을 생각하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법 복제물에 대응하기 위해 연합회에서는 현재 320여 명의 재택 요원들이 온라인상의 불법 사이트를 모니터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최근에는 주로 불법 사이트로 연결해주는 링크 사이트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이들 모니터 요원들은 장애인이나 경력 단절녀, 혹은 다문화 가정 사람들로 모니터 요원들이 사회적인 일나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고 연령자로 이뤄진 실버 요원들도 오프라인 불법 복제물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정해진 지역을 살피며 불법 복제 판매처 등에 대해 제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송 이사장은 분야별로 살펴보면 효도 라디오에서 볼 수 있듯이 불법 복제 문제가 가장 심각한 분야로 음악을 꼽았다. 이어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관련 복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캐릭터 산업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캐릭터 관련 불법 복제 문제도 새로운 유형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