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권리, 지켜주세요>사교육에 짓눌린 ‘아이들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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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의 유럽 그림책 ‘더벅머리 피터’는 어른의 눈에 나쁘게 생각되는 어린이의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어른 말을 듣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 거야’라고 극단적 결과를 보여주며 두려움을 조장해 경각심을 준다. 그 시대에는 서양에서조차도 어린이 인권이 그다지 보장받지 못한 시대라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10명 중 7명이 사교육을 받으며, 청소년 10명 중 6명은 가정과 학교 등 생활 전반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어른들은 아이들이 사교육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학원에 보낸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된 것인가 조사해보니 ‘더벅머리 피터’처럼 대부분 어른은 ‘지금의 사회구조는 경쟁구도로 돼 있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가지 못한다면 인생 낙오자가 돼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아이들은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먼저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한다. 하지만 진정 공부를 하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학원에서의 공부는 대부분 스트레스로 연결된다.

원하지 않는 사교육으로 인해 제대로 놀지도,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맘껏 하지도 못해 행복하지 않다고 아이들은 얘기한다.

과연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처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고 만들어 가기에 역부족일까? 미래에 불행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조장함으로써 사교육을 강요받는 건 아닐까?

원하지 않는 사교육으로 어른들이 원하는 효과를 얻은 아이들은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무분별한 사교육을 받기보다 어른들이 믿고 기다려줄 수 있도록,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태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어린이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