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일>性·쇼핑·게임… 中도 ‘1인 인터넷방송 즈보시대’

스타BJ, 3시간에 260만원 수익
年 2억 시청…40만 동시접속도

온라인으로 개인이 중계방송을 하는 1인 ‘즈보(直播·생방송)’가 최근 중국에서 급격히 성장하며 미디어의 또 다른 축이자 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인원과 제작비용이 많이 들고 당국의 규제도 심한 TV나 신문, 영화 등 전통적 미디어와 달리 즈보는 퍼스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제작되고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그러나 흥미 오락 위주로 아이템이 제작되다 보니 시장은 급팽창하지만 그만큼 많은 문제와 논란도 낳고 있다. 즈보의 시청자 수는 연인원 2억 명에 이르며 지난해 주요 1인 미디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전년 전국 티켓 판매액인 440억 위안(약 7조5372억 원)보다 많은 580억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시청과 촬영이 더욱 간편해지면서 즈보 산업이 더욱 활성화됐다. 인기 있는 주보(主播·BJ)의 경우 월 수입이 수천 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른다. 가장 보편적인 내용은 온라인 게임 중계, 노래와 춤 등이며 젊은 여성이 짙은 화장과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나와 성적인 암시를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쇼핑과 여행, 폴 댄스, 번지점프, 부의 과시, 자동차 질주를 비롯한 각종 엽기적인 모습 등도 나온다. 주간지 난팡저우모(南方週末)는 최근호에서 인터넷 ‘다주보(大主播)’의 모습을 통해 온라인 중계방송을 분석했다. 대표적인 주요 즈보 플랫폼 중 하나인 YY의 유명 여성 주보인 쉐슝(熊)은 3시간 정도 개인 중계방송을 하고 약 1만5000위안(260만 원) 정도를 번다. 월 수입은 대략 4만∼50만 위안에 이른다. 그의 팬은 257만 명, 중국의 규모가 작은 성 하나의 인구에 맞먹는다.

주보의 수입은 대부분 ‘투하오(土豪)’라고 불리는 몇몇 ‘물주’에게서 나온다. 주보가 방에 앉아 노래나 만담을 하거나 시청자들에게 말을 거는 동안 이들은 거침없이 사이버 머니를 통해 구입한 각종 선물을 보낸다. 이것이 온라인상에서 실제 돈으로 다시 변환돼 이들의 수입이 된다. 또 다른 즈보 플랫폼 운영자인 장훙타오(張宏濤)는 “2015년 경영을 맡은 이후 회원 수가 7∼8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유명한 주보의 방송은 동시에 40만 명이 접속해서 시청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최대 갑부인 왕젠린(王健林) 완다(万達)그룹 회장은 최근 개인소유 비행기에서 지인들과 포커게임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당시 30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이 방송을 시청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왕 회장에 사이버 선물을 보냈다.

시청자들에게서 사이버 머니로 구입한 선물을 직접 받는 수입 말고도 각종 광고와 물건의 판매 등을 합치면 수익은 더욱 증가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주보에게 직접 선물을 하고 바로 반응을 볼 수 있는 참여의 기회가 ‘투하오’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있다. 이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투하오는 ‘주사바(九殺八)’라는 아이디 사용자로 주보들 사이에서는 신적인 투하오라는 뜻으로 ‘선하오(神豪)’로 불린다. 그는 2015년 11월 하루 만에 단숨에 21만4000위안을 뿌렸지만 아직 그가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인터넷 방송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볼 수 있다. 그들 중 막대한 부를 얻는 사람들이 화제가 되다 보니 인기를 얻기 위해, 팬들의 선물을 받기 위해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주보들이 늘어나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13일 신화왕(新華網)은 중국 문화부가 1인 중계방송업계를 조사한 결과, 26개 플랫폼 중 23개 플랫폼에서 문제가 된 내용을 적발했으며 1만6881명의 방송인이 온라인 관련 법과 규정을 어겨 처분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내용은 범죄 조장 및 사회 공공성을 해치는 내용이었다고 문화부는 발표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