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6개 자치단체 “교부세+조정교부금, 우리만 적게 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8일 전북 무주군 설천면 태권도원에서 전국 농어촌지역 군수협의회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정부의 지방재정 개혁안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군수협의회 제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정부의 개혁안에 반대하는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재정 개혁’ 공방 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재정개혁에 성남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 지자체는 각종 데이터를 내놓으며 중앙 정부의 지방재정개혁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앙 정부, 소위 행정자치부 역시 각종 수치로 이에 맞서고 있다. 쏟아지는 수치들에 시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과연 지방재정개혁의 진실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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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 개편 추진 이유

중앙 정부는 그동안 정부는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지난 2013년 중앙·지방 재원조정방안을 통해 연간 4조 원의 지방재정을 확충했고 이를 토대로 지방교부세제 등 지방재정개혁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올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52.5%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지방재정 여건이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지방재정 총량은 크게 증가한 반면 세원 불균형으로 인해 자치단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예컨대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서울 본청(83.0%)과 최저인 전남 본청(18.4%) 간의 차이가 무려 64.6%포인트나 되며, 전체 지자체의 51%가량인 124개 자치단체에선 여전히 지방세로 소속인원의 인건비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법인지방소득세는 독립세 전환으로 2015년에 세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특정 시·군에 편중돼 자치단체 간 세수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 국세의 지방세 이양 등 지방재정을 확충해봐야 자치단체 간 재정 불균형만 심화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재정확충 효과가 전국에 고르게 구현되려면 재정형평화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2 시·군 조정교부금이란

우리나라 각 자치단체는 인구, 기업 수, 인프라 등 여건에 따라 재정형편에 차이가 있다. 시·군 조정교부금은 이러한 재정 격차를 조정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가 도세의 일부를 시·군에 배분하는 재원이다. 지방재정법 제29조를 보면 시·도지사는 관할 시·군 간의 재정력 격차를 조정하기 위한 조정교부금의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돼 있다.

시·군 조정교부금의 규모는 2015년 총 5조1000억 원이며, 이 중 경기도가 2조6000억 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3 교부금 조성과 배분

시·군 조정교부금은 취득세 등 각 시·군이 징수하는 광역시·도 세액과 시·군 인구수에 비례한 지방소비세액의 27%(인구 50만 이상 시는 47%)의 합으로 조성된다.

조정교부금은 시·군의 인구수(50%), 시·도세 징수실적(30%), 시·군의 재정여건을 반영하는 재정력지수(20%)에 따라 배분하도록 돼 있다. 경기도는 이들 배분 기준을 적용하기에 앞서 재정수입이 수요보다 많아 교부세를 받지 않는 ‘교부세 불교부단체’(2016년 기준 수원·성남·고양·과천·용인·화성 등 6개 시)에 해당 시에서 기여한 재원조성액의 90%를 우선 배분하는 특례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제도개편은 재정격차 해소라는 제도 취지에 부합하도록 배분기준 중 재정력 비중을 높이고, 불합리하게 배분되고 있는 불교부단체 특례를 폐지하는 것이다.

4 경기도 교부금 특례는

전국적인 배분기준(인구수·징수실적·재정력지수)과 무관하게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에 대해 재원 조성액의 90%를 먼저 돌려주는 특례로서, 경기도의 조정교부금 배분조례 제6조 제2항에 들어가 있다.

예컨대 성남시가 조정교부금 재원으로 50억 원을 조성하면, 법령이 정한 전국적인 배분기준과 상관없이 45억 원을 먼저 돌려받는다. 이러한 우선배분 특례의 문제점은 경기도 조정교부금 2조6000억 원(2015년 기준) 중 52.6%인 1조4000억 원을 다른 자치단체보다 재정여건이 좋은 6개 시·도에 우선 지원하다 보니 ‘재정력 격차 해소’라는 제도 목적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 된다.

또 지방소비세 세율인상 등 국세 재원의 지방이양에도 불구,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으로 인한 혜택이 불교부단체에 집중돼,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시·도, 시·군·구에 가야 할 교부세를 경기도가 더 가져가서 결론적으로 다른 지자체의 재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5 성남시 주장 진위는

성남시는 6개 불교부단체의 1인당 ‘교부세+조정교부금’ 합산 금액이 인근 자치단체의 1인당 금액보다 적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지방교부세와 시·군 조정교부금은 자치단체 간 재정력 격차를 완화하는 재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라는 게 중앙 정부 측 주장이다. 이 제도는 재정형편이 좋은 지자체에는 적게, 어려운 곳은 많이 줘 지원하자는 제도다. 따라서 성남시와 같이 재정력이 좋은 자치단체가 재원을 덜 지원받는 것은 제도 본래의 취지에 맞는다고 중앙 정부는 주장한다.

정부에 따르면 성남시는 그래도 지난해 조정교부금 2545억 원을 받았다. 그런데 서울시의 부촌 강남구는 지난해 지방교부세와 조정교부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6 법인세 전환 방안

시·군세인 지방소득세 중 법인지방소득세의 일부를 ‘시·군 공동세’로 전환해 도 내 시·군에 전액 재배분하자는 방안이다. 이유는 지자체 간 세수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하면서 세액공제·감면정비 등(9500억 원)에 따라 지난 2015년 법인지방소득세가 총 1조3000억 원 늘었다. 문제는 늘어난 세수가 일부 시·군에 쏠린다는 점이다.

2015년 도 지역(152개 시·군) 증가분 8279억 원 중 10개 시·군이 5161억 원으로 6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 간 세수 격차가 커졌다. 예컨대 화성, 연천 간 비교를 해보면 지난 2014년 154배이던 양 지자체 간 세수격차는 2015년에는 325배로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공동세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시·군의 지방소득세 재원을 모두 빼앗긴다고 우려한다. 중앙 정부는 이에 지방소득세 중 60%를 차지하는 ‘개인’지방소득세와 40%인 ‘법인’지방소득세 중 절반인 20%를 합한 80%는 종전과 동일하게 온전히 해당 시·군의 몫이라고 지적한다. 나머지 법인지방소득세 중 20%가 공동세 재원으로 활용되지만, 이 역시 다시 재분배된다.

7 세수 감소 지자체 대책

일단 모든 게 단번에 시행되는 게 아니다. 중앙 정부는 성남시 등 6개 불교부단체의 재정감소로 인한 주민불편을 최소화하고, 현안 사업의 원활한 마무리를 위해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불교부단체에 대한 우선배분 비율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현재 입법 예고된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2017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 교부단체로 전환이 예상되는 고양, 과천, 화성에 대해서는 교부세를 지원할 예정이다.

8 순세계잉여금이란

순세계잉여금은 자치단체가 한 해 동안 쓰고 남은 돈의 규모를 말한다. 지자체의 세입결산액(수납액)에서 세출결산액(지출액)을 차감한 결산상잉여금에서 국고보조금 집행 잔액, 이월액 등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초과지방세 징수액, 예산집행잔액 등이 있다.

순세계잉여금이 많다는 것은 한 해 동안 집행하고 남는 돈이 많고, 지방세입이 당초 예상했던 세입을 초과해 징수되는 등 재정여력이 많음을 의미한다. 지난 2014년 성남시는 이 순세계잉여금이 7424억 원, 수원은 3131억 원이었다. 참고로 전국 시·군의 순세계잉여금 평균액은 581억 원이다.

9 지방소비세 확대안은

지방재정 확충에 중앙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에 중앙 정부도 공감을 표시한다. 중앙 정부는 지금까지 이 같은 노력을 기울여 실제 성과도 적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지난 2009년 지방소비세를 도입했고, 지난 2013년 지방소득세를 독립세로 전환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2015년에는 지방세입이 70조를 넘었다는 게 중앙 정부의 주장이다.

10 개편 추진 일정

이번 지방재정개혁은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특례를 폐지하고, 지방재정 확충 효과가 전 자치단체에 고르게 구현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자는 취지라고 중앙 정부는 주장한다. 시·군 조정교부금 개선을 위해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4일 입법예고 했다. 연구용역 중인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공동세 전환은 ‘지방세기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통해 내년 국회에 법률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중앙 정부는 밝히고 있다. 중앙 정부는 앞으로도 지역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지방재정개혁의 취지와 내용을 정확히 알리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양수·박선호 기자 ys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