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팬티 퍼포먼스 자부심… 팬 위해서 나쁜 일 빼곤 다 해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만수는 프로야구 16시즌 동안 3차례 홈런왕에 오른 강타자였다.

프로야구 1호 안타·홈런
홈런왕 3번·타점왕 4번
하루 4시간 수면 ‘악바리’

이만수(58) 전 SK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 1호 안타와 1호 홈런의 주인공이다. 그가 지닌 진기록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100호, 200호 홈런을 가장 먼저 채웠다. 1984년엔 타율, 홈런, 타점 등 타격 부문 3관왕(트리플 크라운)을 역시 처음으로 달성했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1997년까지 16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통산 3차례 홈런왕, 4차례 타점왕에 올랐다. 1983년부터 5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통산 1449경기 출장에 타율 0.296, 252홈런, 861타점을 남겼다. 공격형 포수의 원조. 아니 프로야구사에 길이 남을 강타자. 16년 동안 한 우물에 머문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런데 출발은 늦었다. 대구중 1학년이던 1972년 운명처럼 야구와 만났다. 이 전 감독이 진학한 해에 대구중은 초교 선수를 단 한 명도 스카우트하지 못했고 그래서 일반 학생 중 선수를 뽑았다. 교장까지 나서 ‘야구가 하고 싶은 학생’을 모으고 다녔고, 이 전 감독은 “야구를 하면 오후 수업을 빠져도 된다”는 친구들의 유혹에 빠져 야구부에 들어갔다. 이 전 감독은 “정말 그때는 야구가 뭐하는 운동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늦게 야구를 시작했지만 특유의 악바리 근성으로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이 전 감독은 “야구를 시작한 이후 야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하루 평균 4시간밖에 자지 않았다”며 “주변에서 모두 나를 독종으로 불렀다”고 설명했다.

화끈한 퍼포먼스, 귀청을 울리는 괴성이 이만수의 트레이드마크. SK 수석코치와 감독으로 지내면서도 화끈한 팬서비스로 사랑받았다. 특히 2007년 5월 26일 ‘문학구장에 만원 관중이 들어서면 팬티 바람으로 경기장을 뛰어다니겠다’는 공약을 지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전 감독은 “팬티 퍼포먼스는 팬들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라고 자부한다”며 “팬을 위해서라면 나쁜 것 빼곤 못 할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감독은 “이 분야(세리머니)의 선구자이기에 욕을 참 많이 얻어먹었다”며 “이만수는 오두방정 떤다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린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팬 서비스는 그에겐 신념이나 다름없다. 이 전 감독은 “이제는 선수들이 나서서 나같이 별나고 눈길을 끄는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는가”라며 “두산의 투수 유희관은 말도 잘하고, 또 팬들에게 봉사한다는 개념으로 세리머니를 펼친다”고 후배를 추어올렸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