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필터 논란… 업계는 ‘선제대응’ 정부는 ‘뒷북행정’

LG전자, 관련 제품 전수조사… 한달전부터 무상교체 서비스

정부 뒤늦게 자진수거 권고… 이미 조치 취한 업체는 억울

공기청정기 필터의 위해성 논란과 관련, LG전자 등 업체들이 문제가 된 3M의 필터가 장착된 제품을 이미 한 달 전부터 무상교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뒤늦게 모든 업체에 일괄적으로 자진 수거를 권고하고 나와 “정부의 뒷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업체만 억울하게 피해 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한 방송사가 공기청정기 필터에 옥틸이소티아졸린(OIT)가 검출됐다고 보도하자, LG전자는 곧바로 2012년 이후 필터 공급업체인 3M의 공기청정 필터를 사용했던 에어컨, 공기청정기, 제습기 전 모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했다. 5년 동안 판매했던 제품들을 샅샅이 뒤지느라 꼬박 3일이 걸렸다는 것이 LG전자 관계자의 전언이다.

LG전자는 3M을 통해 확인한 결과 과거에 생산했던 공기청정기와 스탠드형 에어컨 일부 모델에 적용한 ‘3M 초미세 먼지 필터’에서 극소량의 OIT 성분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어 3M 측에는 해당 필터에 대한 시험데이터를 긴박하게 요청했다. 공기 중의 유출량은 독일의 OIT 흡입노출제한농도 기준의 40분의 1 수준인 0.12ppb(part per billion, 대기 중 10억 개의 입자 가운데 0.12개에 해당)에 불과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LG전자는 환경부의 공식발표(20일)가 나올 때까지 고객들이 불안해할 수 있고, OIT 필터의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체 없이 OIT가 포함되지 않은 필터로 무상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 3일 후부터는 홈페이지와 서비스센터를 통해 무상교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초 문제를 제기한 것은 언론사였다”며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정부는 뒤늦게 잘하고 있는 업체들을 지적하는 등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일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전자는 22일 삼성전자 서비스 홈페이지(www.samsungsvc.co.kr)에 필터 무상 교체 안내문을 게재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은 모두 생산이 단종된 모델이고,현재 판매 중인 삼성 공기청정기와 삼성 에어컨의 필터는 OIT 성분이 없는 무해한 제품이라고 밝혔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