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후보 수락 연설>美·中 보호무역 충돌속 ‘샌드위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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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中 동시 수입규제 12건
中, 韓美 동시 수입규제 14건
‘특정국보복’ 희석용 끼워넣기

최근 미국이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400%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물리면서 한국산 제품을 끼워 넣은 것처럼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양국의 무역 분쟁에 한국을 동시에 엮는 사례가 26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한국산 부식방지 표면처리 강판에 최대 4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는 중국 업체에 최대 451%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과정에서 나온 조치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상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게 무역업계 측 반응이다.

이밖에 이날 미국은 중국산 냉연강판에 265.79% 반덤핑 관세를 결정하면서 한국산에 대해서도 6∼34%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실제 미국이 우리나라와 중국을 동시에 걸고넘어진 수입 규제 건수는 지금까지 12건에 달하고 이 중 현재 규제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은 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3년 이후 조사에 들어간 5건 모두 철강 제품으로 미·중 철강 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기업이 유탄을 맞은 사례라는 분석이 나왔다. 예컨대 2013년 10월 조사에 들어가 2014년 12월부터 반덤핑 규제가 진행 중인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미국 상무부(DOC)가 중국산에 407.5%, 한국산에 6.91%의 덤핑마진율(정상가격과 수출가격 차이에 대한 비율)을 부여했다.

당시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의 과도한 덤핑 행위에 우리 기업까지 피해를 봤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이와 함께 제소된 방향성 전기강판에도 중국산 159.21%, 한국산 5.34%의 덤핑마진율을 부여했다가 결국 한국 제품에 대해서는 무혐의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반대로 중국이 한국과 미국을 함께 제소한 수입 규제 건수는 14건이며, 이 중 6건이 지금도 유효하다. 주로 2000년대 초반부터 화학제품 중심으로 이뤄진 이 같은 제재 역시 한국보다는 미국 제품의 덤핑마진율을 높여 주 타깃으로 삼았다. 2008년 11월 조사에 들어가 2009년 11월부터 반덤핑 규제가 이뤄지고 있는 아디프산(Adipic Acid)의 경우 미국 제품에 16.8∼35.4% 덤핑마진율을 주장하면서 6% 덤핑마진율에 불과한 한국 제품을 포함했다.

미국산에 54.41%의 덤핑마진율을 주장하면서 2012년 7월 조사에 들어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례에서도 중국은 마진율 2.4%인 한국산 업체까지 한데 묶어 2014년 1월부터 반덤핑 규제를 하고 있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미·중 양국이 외교적으로도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공방을 벌이면 무역 제재에서 설상가상의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