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발주는 29%뿐… “셀프발주 확대” 목소리

- 조선업 수주잔량 12년來 최저

中·日 자국발주 확대 추세 속
업계‘정부주도 발주 확대’요구

한국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이 수주절벽 상황에서 자국발주 덕분에 상대적으로 수주잔량 감소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업계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정부에 자국 발주 확대를 통한 해운·조선·금융기관 공생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클락슨 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공기업이 올 상반기에만 40만DWT 이상급 벌크선 등을 총 30척 발주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18년까지 수주잔량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상반기 자국발주 물량은 90%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역시 자국 발주량이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일본 NYK선사가 자국 조선소에 5억 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19년까지 수주잔량을 확보했다. 지난 2013년에는 일본이 수주한 총 558척 중 80%에 가까운 420여 척이 자국 발주 물량이었다.

반면 한국은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이 SK E&S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하는 등 국내 발주가 전체의 29%에 불과한 상황이다. 정부는 뒤늦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중소 조선사 중심으로 관공선 등을 발주하기로 하는 등 일감 확보에 나섰다. 또 선박금융지원을 통한 국내 발주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에 구체적인 안이 부재해 현실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통해 해운업계와 조선업계, 금융기관이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원안의 경우 어떻게 발주를 유도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면서 “정부 주도 발주도 더 다양화하고 발주량을 늘리지 않으면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창원시는 청와대와 중앙부처에 ‘정부 주도 신규 선박 발주 건의문’을 보내기도 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