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서 ‘배우’로… 류준열은 성장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배우 류준열(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별탈없이 끝나 행복합니다.”

MBC 수목극 ‘운빨 로맨스’를 끝난 배우 류준열은 담담하지만 밝은 어조로 소감을 밝혔다. 올해 초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갑작스럽게 스타덤에 오른 직후 만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자신을 향한 대중과 언론의 관심에 어안이 벙벙하던 시기를 지나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그에게서는 한층 여유가 느껴졌다. 30세, 남들보다 조금 늦게 관심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제 ‘스타’보다는 ‘배우’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작품을 무사히 잘 마치고 떠나보내는 느낌이에요. 처음부터 그게 제 목표였으니 성공한 거죠?(웃음)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운빨 로맨스’가 그 갈증을 채워준 것 같아요.”

‘응답하라’ 시리즈를 통해 인기를 끈 스타들이 출연한 차기작의 성적은 대부분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응답의 저주’라는 표현도 있다. 류준열은 그 징크스를 피해간 것이 볼 수 있을까?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네요, 하하. ‘응답하라 1988’은 제게 너무 소중한 기억이어서 노년에 누군가가 ‘최고의 작품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응답하라 1988’이었다고 대답할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 작품을 넘는다는 것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운좋게 ‘운빨 로맨스’를 하게 됐고, 배우로서 또 다른 경험을 쌓았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고 있어요.”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 경험이 없던 걸그룹 걸스데이 출신 혜리와 머리를 맞댔던 류준열은 ‘운빨 로맨스’에서는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 불리는 황정음과 마주 섰다. 신구 ‘연기돌’(연기+아이돌)과 연이어 호흡을 맞춘 셈이다.

“두 분 다 걸그룹 출신이라고 하지만 정작 연기하며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혜리와는 둘 다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여러가지를 준비해온 후 대화를 나누며 하모니를 맞춰갔죠. 반면 황정음 선배님은 저를 이끌어주셨어요. ‘마음대로 해라’며 제가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게끔 도우면서도 어려워 할 때는 방향을 알려줬죠.”

운도 쌓이면 실력이라 했다. 류준열이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으로 깜짝 발탁된 건 운이 좋았다지만, 탄탄한 연기력으로 제 몫을 해낸 건 온전히 그의 실력이었다. 현재 그는 배우 송강호-유해진과 함께 영화 ‘택시운전사’를 촬영 중이고, 배우 정우성-조인성이 출연하는 ‘더 킹’에도 캐스팅된 것이 그 방증이다. ‘운빨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류준열이 생각하는 그의 ‘운빨’은 과연 어떨까?

“다른 건 몰라도 제가 ‘인복(人福)’은 있는 것 같아요. 매 작품마다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뻐요. 요즘 저와 관련된 기사들을 읽으면서도 ‘내가 이렇게까지 칭찬받을 만 한가?’ 싶어요. 그만큼 저를 좋게 평가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것에 한없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