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으로 뭍으로… 전출·퇴직 줄잇는 ‘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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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문화생활 등 근무 열악
전남 신안 정원서 50명 부족
‘지역 제한’에도 전출 못막아

전남의 섬 지역 공무원들이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육지로 전출 가거나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해당 자치단체들이 조직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신안, 진도, 완도, 해남, 고흥 등 5개 군이 심각한 상황이다.

25일 전남도와 각 시·군에 따르면 신안군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지난 5월까지 80명이 육지 자치단체로 전출 갔고, 16명은 의원면직 형태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는 신안군 정원 707명의 7분의 1에 달한다. 신안군의 현 인원은 679명으로 육아·휴직자까지 포함하면 정원에 50여 명이나 부족하다. 정원이 659명인 완도군도 2012년부터 지난달까지 36명이 육지 자치단체로 전출 갔고 50명이 의원면직을 신청했다. 의원면직자는 육지에 새로운 직장을 얻었거나 육아 등 문제로 스스로 그만둔 사람들이다.

최근 섬마을 성폭행 사건으로 섬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어려움이 널리 알려졌지만, 섬 지역에 근무하는 교사 이외 공무원들의 애로사항도 이에 못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가 2008년부터 신안군 등 5개 군 공무원의 신규 채용 때 해당 지역 거주자 위주로 뽑는 ‘지역 제한’을 적용하고 있지만 전출을 봉쇄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지역제한’은 당해 연도 1월 1일 이전부터 해당 시·군에 거주하거나 과거 3년 이상 거주한 적이 있어야 응시자격이 부여되는 제도다. 지역제한의 전출 유보 기간은 5년으로 일반공채(3~4년)보다 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5개 군의 공무원 시험 합격선은 도시나 도시 인근 시·군보다 낮다. 최근 합격자가 발표된 올해 2회 전남도 지방공무원 필기시험에서 일반행정직(21개 시·군 모집)의 경우 합격선 상위 1~3위를 화순, 담양, 나주 등 광주 인근 시·군이 차지한 반면, 하위 1~3위는 진도, 신안, 완도에 돌아갔다.

신안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