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파트너도 아니면서… 올림픽 무임승차한 ‘애플의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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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국가 모티브로 한 애플워치 스트랩 14종 공개
美육상선수 SNS 통해 노출 사실상 사전 홍보까지
애플워치 판매량 55% 급감하자 ‘좀스러운 마케팅’

애플의 ‘꼼수’ 올림픽 마케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애플은 올림픽 파트너 기업이 아니어서 ‘공식적으로’ 올림픽을 활용한 마케팅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애플은 올림픽 한정판으로 스마트시계 ‘애플워치’의 스트랩(시곗줄)을 선보이고 이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애플스토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애플이 아직 시판되지 않은 해당 스트랩을 미국 유명 육상 선수에게 제공, SNS 등을 통해 노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올림픽 출전 국가의 국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올림픽 한정판 14종의 애플워치 스트랩을 공개하고 8월 초부터 리우 애플스토어 매장에서 독점 판매할 예정이다. 국기가 채택된 국가들은 미국, 영국,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멕시코, 일본, 자메이카, 캐나다 등이며 가격은 49달러다.

특히 해당 제품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의 단거리 육상선수 트레이본 브로멜이 자신의 SNS에 착용 사진을 공개하며 논란에 휘말렸다. 브로멜은 지난 21일 트위터에 ‘Ready for Rio’라는 문구와 함께 오륜기 문신이 있는 자신의 팔에 성조기 스트랩 적용 애플워치 착용 사진을 올렸다.(사진) 업계에서는 해당 스트랩이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애플이 브로멜에게 해당 제품을 미리 제공, 오륜기와 연계한 올림픽 마케팅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마케팅은 일종의 ‘매복(ambush) 마케팅’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꼼수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애플이 꼼수 마케팅에 나선 이유로 애플워치의 판매량 급감을 지적하고 있다. 애플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IDC는 최근 지난 2분기 애플워치 출하량이 16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0만 대보다 55%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 스마트시계는 올해 2분기 전년 동기대비 출하량이 51% 증가했다. IDC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기어S2’ 등이 미국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해 2분기 첫 애플워치를 출시한 이후 아직 신제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전 세계에서 시가 총액이 가장 큰 기업인 애플이 벌이는 마케팅치곤 좀스럽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