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99.9% 제거… ‘스마트 홈’ 갈수록 진화

갓 돌이 지난 아기를 키우는 주부 A 씨는 초미세먼지 주의보에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 고급형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 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실외 미세먼지를 제거해 주고,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미세먼지가 제거된 실외 공기를 실내로 들여보낸다.

26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이처럼 주택에 정보통신기술(ICT)이나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홈’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스마트홈 산업이 앞으로 4년간 매년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집 밖에서 전기, 난방을 원격제어하는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이제 ‘단순 기능’이 돼 버렸다. 최근 몇 년 새 분양된 아파트는 날씨·위치 정보, 이동 패턴 등 입주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최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11월 입주 예정인 서울 동작구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은 아파트 내부 환기장치에 공기청정 기능을 결합해 초미세먼지의 99.995%까지 제거하는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을 시공한다.

손목에 밴드 하나만 차면 열쇠나 카드가 없어도, 비밀번호를 누르지 않아도 현관문까지 자동으로 통과할 수 있는 아파트도 있다.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돼 집까지 데려다 주고, 주차 위치를 확인해 주기도 한다. 2018년 11월 입주하는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루체하임’은 이처럼 손목에 차는 스마트 밴드인 ‘웨어러블 원패스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공공분야 역시 스마트홈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이미 2009년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택 내에서 IoT 기술을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단지 외부의 클라우드(중앙서버를 만들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등으로 접속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규제를 풀어줬다. 국토부 관계자는 “스마트홈 발전을 위해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규제 개혁에도 힘쓸 방침”이라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현재 건설 중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과 미디어촌에 지능형 스마트홈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해외신도시 수출 모델로 준비하고 있는 ‘K-스마트 시티 3.0’의 핵심기술로 이를 사용할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