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 김포 장릉 옆에 장례식장 허가 주민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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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장릉 바로 옆에 장례식장 건축허가를 내주자 풍무동 아파트 주민들이 혐오시설인 장례식장의 납골당및 화장장 영업으로 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문화관광사업 피해를 준다며 반발하고 있다.

27일 김포시 풍무동 주민들에 따르면 김포시가 지난 3월 조선시대 추존왕 원종과 인헌왕후 능인 장릉에서 불과 50m 떨어진 풍무동 662-71 등 6필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연면적 7629㎡) 규모의 장례식장 건축허가를 내주었다. 앞서 시는 지난해 10월 교통영향평가 심의에 이어 지난 1월 도시계획 심의위원회를 열어 장례식장 허가에 대하 조건부 가결을 해주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장릉(사적202호)에 대한 국가지정 문화재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를 받아냈다.

그러나 주민들은 △장례식장이 아파트 단지 입구에 위치한 데도 주민공청회 등 사전협의가 없었던 점 △교통영향평가가 부실하고 지난해 9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부결된 점 △지난해 8월 문화재청이 문화재 현상변경 불허 처분을 했다가 11월 조건부 허가한 점 △소유주가 다른 공장부지를 사업부지에 포함시켰는 데도 현장조사 없이 건축허가를 내준 점 등을 들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인천 검단신도시와 연결되는 유현사거리∼감정동 간 도로와 풍무사거리∼아파트단지, 장릉 간 도로를 6차로로 확장하는 도로계획까지 있는 데도 시가 좁은 진입로에 대한 교통영향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고 건축허가를 내주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S아파트 4500가구 주민들은 장례식장 P업체가 장례식장 허가를 받아놓고 납골당과 화장장을 운영하려 한다며 매일 김포시청 앞에서 납골당·장례식장 설치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업체가 장례식장을 운영하면서 단순 신고만으로 납골당·화장장 영업을 함으로써 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등 재산상 피해를 입고 관광객조차 발길을 끊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이 업체는 공사현장부지에 납골당 이름인 ‘쉴낙원’이 쓰여있는 안내판을 설치했다가 철거한 데다 대표가 모임에서 쉴낙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이 제기한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연합회 관계자들조차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옆에 장례식장을 허가한 것은 세계적인 망신이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김포=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