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자살은 조직문화 탓”… 檢개혁 고민 깊어지는 김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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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악재에 檢조직 위기 인식
로스쿨 출신 등 구성원 변화에
朴정부 후반 기강 다잡기 겹쳐
차기권력 눈치안보고 혁신결심

김수남(사진) 검찰총장의 ‘검찰’을 향한 칼끝이 매섭다.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 사건이나 서울남부지검 검사 자살 사건에 대한 대처가 예상보다 빠르고 세다는 평가다. 김 총장이 최근 잇따른 검찰 관련 사건을 검찰 조직의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근혜정부 후반기 검찰 조직 기강이 바로 서야 한다는 상황론과, 검찰 조직 구성원의 변화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맞물리면서 조직 문화 자체를 바꾸는 개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김 총장은 최근 각종 회의에서 “문제점만 찾아 개선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검찰) 조직 문화 전체를 바꾸는 개혁을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최근 사석에서 김 총장은 “진 검사장의 사건은 검사 개인의 비위로 치부한다 해도 검사 자살 사건은 조직 문화가 불러온 일”이라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의 부정부패에 단호히 맞서 ‘응원편지’를 받을 정도로 국민의 신뢰를 받았던 검찰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 ‘신뢰받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자살 사건에 대해 폭언을 일삼았던 김모 부장검사를 해임하고 이금로 특임검사 임명 카드를 활용해 진 검사장을 지체 없이 구속시키는 등의 행보는 이 같은 상황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장의 행보는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 비리로 시작된 ‘전관예우’,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으로 촉발된 내부 검증 문제 등 사안별로 접근해 개선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예 검찰 조직 자체를 새롭게 바꾸는 개혁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다.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 직전까지 임기가 보장된 김 총장으로서는 차기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검찰 개혁을 이루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검사들이 늘어나는 등 검찰 구성원의 변화도 김 총장의 ‘검찰 개혁’의 배경이 되고 있다. 사법연수원 기수로 줄 세우는 수직적 조직 문화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조직 문화가 세워져야 수사력 약화 등 검찰 외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