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상품만 팔린다… 속으로 멍드는 유통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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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가계부채 증가 영향
할인상품 위주 매출 발생
대형마트 영업익 일제 하락

백화점 정기세일 효과 줄어
지난해 대비 3%대 신장 그쳐

할인 행사가 일상화돼 할인 상품 위주로 매출이 발생하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영업이익률(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통업계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2013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4.9%에서 2014년 3.7%로 떨어졌다가, 지난해에는 1.5%로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 역시 지난 2013년 영업이익률은 6.1%였으니 2014년 4.5%, 지난해 3.7% 등으로 계속 하락했다.

홈플러스도 적자가 난 지난해를 제외하더라도 2013년 3.4%에서 2014년 2.7%로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이마트만이 7.29%로 근소하게 올랐고, 롯데마트는 0.05%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들은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의 영업이익도 떨어졌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점점 할인 상품 위주로만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가계부채 증가와 장기 불황 등으로 소비자들이 할인 상품만 찾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전에는 삼겹살 할인 행사를 하면 행사 상품이 아닌 상추, 쌈장 등도 같이 판매됐다면 요즘은 딱 삼겹살만 팔리는 식”이라며 “할인 상품 위주로만 매출이 나오다 보니 마진이 줄어들고, 영업이익률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인터넷 쇼핑몰 등과의 경쟁 때문에 할인 행사를 멈추지 못하는 것도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백화점에서도 할인 행사의 효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을 끝으로 여름 정기 세일을 마무리한 롯데백화점은 전년도 여름 정기 세일 대비 3.6% 신장에 그쳤고, 현대백화점도 3.1% 성장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신세계백화점 여름 정기 세일의 경우 4년 만에 두 자릿수 신장세(12.3%)를 보였지만, 매장을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개편한 데 대한 기대치에 비해서는 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역시 연중 상시화된 할인 행사로 인해 할인 자체에 대한 고객 반응이 시들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백화점 3사는 여름 정기세일을 마치자마자 해외 명품 브랜드들을 내세운 할인 행사에 다시 돌입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 영향으로 소비 규모가 줄면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