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탈북에 총살說… 흔들리는 북한

中공장 女직원 8명 탈출 보도
北, 동료 직원 등 100명 소환

홍콩선 수학영재 한국行 희망
무장탈영병 中 넘어가 총격전

中식당 탈북 책임자 처형說도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10대 탈북 학생이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북한에서 탈북행렬이 이어지면서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을 드러내고 있다.

29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복수의 북·중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랴오닝(遼寧)성 둥강(東港)의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직원 8명이 지난달 집단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둥강시의 한 수산물 가공공장에서 지난달 말 북한 여성 8명이 감시를 뚫고 달아났으며, 이후 북한 당국은 동료 직원 등 약 100명을 본국으로 소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각에서는 북한군 장성급 인사와 외교관 등 4명이 탈출해 중국에서 제3국행을 준비 중이라는 설까지 나오면서 정부당국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일 새벽에는 북·중 국경을 넘어 중국 지린(吉林)성 바이산(白山)시에서 수일째 강도행각을 벌이던 북한군 무장탈영병들이 중국 공안 및 군인과의 총격전 끝에 일부 체포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행렬이 꼬리를 물면서 위기감을 느낀 북한이 지난 4월 중국 류경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사건과 관련해 책임자 6명을 공개 처형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중국과 평양을 오가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로 지난 5월 5일 평양 강건종합군관학교에서 안전교사(보위부 요원) 등 관련 책임자 6명이 공개 처형됐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당국이 귀순한 종업원들의 가족을 묘향산 교육시설에 집단 구금한 뒤 강습교육(사상교육)을 벌인 것으로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보당국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해외 종업원 탈북사태 이후 민감해진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방송을 통해 내보낸 남파 공작원 지령용 난수(亂數) 방송을 14일 만인 29일 다시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난수 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올해 이를 재개했다. 정보당국은 남북관계에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교란·기만용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지현·박정경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