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독립 特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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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기 논설위원

특별감찰관 - 줄여 특감(特監), 영문으로 Independent Inspector General….

주초, 이석수 초대 특감이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비위행위 감찰에 착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눈과 귀를 한데 모으다시피 해왔다. 그렇다, 눈과 귀…. 특감 홈페이지(www.iig.go.kr)는 눈과 귀로 상징 문양을 설명하고 있다 - “눈의 초성인 ‘ㄴ’과 귀의 초성인 ‘ㄱ’ 및 이를 관통하는 사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ㄴ’과 ‘ㄱ’은 관찰과 경청을 의미하며, 중앙의 사각형은 투명과 청렴을, 사선은 민첩성과 속도감을 상징합니다.”

특감은 대통령 소속이다. 특감법 제3조 1항은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으로 하되,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고 못을 박고 있다. 길지 않은 이 조항의 무게중심이 ‘대통령 소속’인가 ‘직무에 관하여는 독립의 지위’인가를 묻는다면 아무래도 우문(愚問)에 속한다. 다들 길게 생각하긴커녕 별걸 다 묻는다는 듯 ‘직무, 독립’이라고 대답들 할 것이다.

실제로도 그런…가.

이 특감이 과연 ‘독립 특감’일까….

‘특감 감찰 제1호 우병우’에 훨씬 앞서 처음부터 특감과 독립은 불이(不二)였다. 독립은 특감의 다른 표현…아니, 흔한 화법으로 특감이라 쓰고 독립이라 읽었다. 지난해 3월 24일 국회 법사위의 이 특감후보 인사청문회 회의록을 다시 훑어도 그렇다. 이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다짐했다 - “특감 제도의 조속한 안착에 1차 목표를 두고 첫째, 고도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상 독립을 유지하고, 둘째,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감찰을 실시하겠다.” 청문회의 마지막 답변 한마디도 ‘독립’이었다 - “특감으로 임명되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적인 지위에서 특감법이 정한 취지에 부합하도록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

말은 그때 그것으로 넘칠 만큼 충분하다. 문제는 실천이다. 이젠 행동이다. 우병우 감찰 전모가 그 선약 한마디 한마디를 차례차례 떠올리게 할 것이다.

영 찜찜한 게 달리 있다. 이 특감의 이력을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 인물 검색을 훑다보면 경력 첫 줄이 ‘2015. 03 ∼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관’이다, 저런.

이 특감이 우병우처럼 대통령비서실 소속? 거 무슨…. 그 한 줄 놔두면 독립은 빈말이다, 안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