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배우, 매력있다…신예 이해준의 당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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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 참 매력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뚝심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길고 내다보고 천천히 밟아나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신인 배우 이해준의 이야기다.

동국대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그는 요즘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웨딩싱어’와 ‘셜롬홈즈2’,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을 거치며 불과 3년 만에 뮤지컬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그는 ‘알타보이즈’에서 5명의 출연진을 이끄는 리더 매튜 역을 맡아 남다른 무대 매너를 뽐내고 있다.

“제가 존경하는 롤모델은 조승우, 유준상, 조정석 선배님들이에요. 그분들처럼 무대에 올라가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저는 ‘뚝심 있는 배우’로 느려도 한 걸음 한 걸음씩 제대로 배우고 걸어나가는 배우가 되려 합니다.”

올해 28세인 이해준은 쉼 없이 달려왔다. 대학 입학 후 군대도 착실히 다녀왔고 졸업을 앞두고 각종 오디션에 도전했다. ‘꼭 붙자’보라는 ‘많이 떨어지며 경험하자’는 건강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첫 오디션은 ‘웨딩싱어’에 덜컥 합격하며 프로로서 그의 행보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춤을 참 못 췄어요. 오디션 때는 막춤을 췄는데 그 열정을 높게 사주셨죠. ‘셜록홈즈2’ 때 처음 이름 있는 배역을 맡았고, ‘오 당신이 잠든 사이’로 주연이 된 후 지금의 회사와 계약을 맺게 됐어요. 저는 배우는 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쉬는 동안 몸에 녹이 스니까요. 아직 기운이 넘치고 무엇이든 도전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해준은 얼마 전 새로운 도전을 했다. 흥행 순항 중인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통해 처음으로 영화 연기를 맛봤다. 극 중 역할은 배우 정준호가 이끄는 켈로 부대의 일원인 지진표. 처음에는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는 그의 모습이 눈에 띄었는지, 현장에서 대사도 하나씩 늘었다.

“신인이 이런 대작에 참여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작품은 아니지만 선배 배우들이 연기를 준비하는 모습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스태프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죠. 제 영화 데뷔작이 ‘인천상륙작전’이었다는 것은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될 거 같아요.”

‘인천상륙작전’의 촬영 현장은 실제 군생활을 방불케 했다. 눈을 돌리면 군복을 차려 입은 이정재, 정준호, 박철민 등이 있었고 전우애마저 느껴졌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희열이었다. 이런 현장의 일원이 됐다고 자각하며 ‘배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철민 선배님이 진짜 군 생활을 하는 것처럼 챙겨주시고 토닥여 주셨어요. 촬영 현장을 꼼꼼히 지켜보며 주연의 무게가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죠. 언젠가 저도 저 자리에 서서 작품을 이끌어가는 상상 만으로도 마음이 벅찼어요.”

이해준은 또래 신인 배우들보다 발전 속도가 빠른 편이다.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팬층도 꽤 두꺼워졌다. 하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겠다고 매일 다짐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오늘 몸을 더 낮춰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않으려 해요. 천천히 가지만 느리지 않게 가려 하고요. 제 몸에 꼭 맞는 작품이 1년 후에 올 수도 있고, 10년 후에 만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가 언제가 될 지 모르니 항상 최적의 상태로 준비를 해놓아야지요. 일이 끊이지 않고 원 없이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