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차 동의 보감>오가피차, 막힌 기운 뚫어주는 오가피… 질병저항력 높이고 정력증강 도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호웅 기자

서울에서는 어디에 걸터앉아도 도시의 밤을 즐길 수 있다. 서울의 밤을 수놓는 수많은 불빛은 야근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야경이다. 유교문화와 기업문화가 자아낸 야근문화는 수많은 직장인을 곤비(困憊) 상태로 만들고, 올빼미족화시키며 우리나라를 커피공화국으로 만든다.

사람도 식물과 같이 광합성이 필요한데, 햇빛을 보지 못하고 장시간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우울해지고 비타민D의 합성저하로 근력이 감소되며 뼈가 약해진다. 잦은 회식과 야근은 직장인의 생활패턴을 올빼미족으로 만들고 오전좀비(午前-zombie)를 양산하게 된다. 좀비 상태에서 깨어나기 위해 자연스레 커피를 찾게 되고 이것이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 300잔의 커피공화국을 만들어냈다.

커피는 하루 1∼2잔 정도면 건강에 좋을 수 있으나 그 이상은 칼슘 흡수를 저해해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현대인의 이 같은 피로감은 몸에 유익한 ‘에너지음료’의 수요를 키웠다. 핫식스를 비롯한 에너지음료의 생약 성분 중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나무 산삼’이라 불리며 현대인의 만병을 치료하는 가시나무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는 오가피다.

오가피는 오가피나무의 뿌리껍질이다. 오가피는 특유의 향이 있으며 맵고 써서 잉여 수분을 발산하고 제거하며, 대부분 섬유질로 이루어져 막힌 기운을 잘 소통시켜 준다. 약성이 근육계를 통괄하는 간(肝)과 골수를 통괄하는 신(腎)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근육과 뼈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살이 축 늘어져 몸이 잘 붓고 피곤을 잘 느끼며 무릎과 관절이 잘 붓는 사람에게 맞다. 오가피는 2002년 월드컵국가대표들이 4강에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오가피는 약성이 따뜻하고 사포닌이 풍부하게 함유돼 기운을 돋우고, 세사몰과 같은 면역증강 성분도 풍부해 질병 저항력을 높여준다. 또한 임상실험 결과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세포활성을 촉진하며 집중력을 높여주고 피로를 풀리게 한다. 또한 과영양으로 인한 비만, 고령화로 인한 노인병,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혈압과 당뇨에 효과가 있으면서 부작용이나 독성이 거의 없다. 이외에 정력증강 기능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가피를 여름에 차로 만들어 먹을 때는 물이 가득 채워진 5∼6ℓ의 주전자부터 준비해야 한다. 오가피 100g에 잎 또는 열매를 첨가하여 주전자에 넣고 강한 불에 10분, 약하게 1시간 끓여 물통에 담으면 완성이다. 여름철에는 냉장고에 보관하였다 시원하게 먹는다. 다만 장이나 소화기관이 안 좋은 사람은 따뜻하게 복용하는 것이 좋다. 강한 원기회복이 필요하다면 인삼과 황기 만삼을 배합한다. 오가피는 술과 유독 궁합이 잘 맞아 술로 담가먹으면 정과 골수를 채워준다. 오가피순은 장아찌나 삼겹살에 싸먹는 등 요리재료로도 사용된다.

문득 피로의 수레바퀴를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면, 기호식품을 넘어 야근과 잔업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커피 대신 상한 근골(筋骨)을 보호하고 원기를 돋워 주는 에너지음료인 오가피차를 야근동반자로 삼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김현우 차서레시피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