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로보어드바이저’ 감정 배제 강점… 비정형적 판단은 대체 어려워

인공지능으로 대체 가능성은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펀드매니저 직업은 사라질까?’

인간과 비교할 수 없는 정보처리 속도로 기계가 펀드매니저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AI에 기반을 둔 자산관리 서비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운용하거나 개발하는 회사는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머지않은 미래에 기계가 펀드매니저의 역할을 대신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로보어드바이저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재 자본시장법은 자문·운용업자에게만 자문·일임업무를 허용한다.

앞으로는 안정성 등을 확인받은 로보어드바이저에게 직접 돈을 맡기면, 이를 로보어드바이저가 알아서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로보어드바이저를 표방한 금융상품이 일부 나와 있다. 하지만 펀드매니저 등 전문 인력의 업무에 참고로 활용하는 수준이다.

정인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비용과 접근성 완화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가 펀드매니저의 모든 영역을 잠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안성학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기술 발전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펀드매니저의 영역을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세금 문제와 기업 승계, 보험, 위험관리 등 복잡하고 비정형적이면서 종합적인 의사결정이 수반되는 영역에서 인간을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자산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기업 주식을 고를 때 경영자의 양심이나 판단 등 수치화할 수 없는 것들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 직업은 지속해서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