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카페>변치 않는 性차별 올림픽보도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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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개국에서 온 1만500여 명의 선수가 총 2012개의 메달을 놓고 다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매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수많은 경쟁자를 이기고 수상대에 오른 선수들에게는 그동안 쏟은 땀과 노력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하지만 찬사 속에 숨어 있는 성차별 의식은 여성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폄훼한다.

최근 허핑턴포스트는 리우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여성 선수의 성공을 선수가 아닌 남편이나 남자 코치 등 주변 남성 도움 덕분으로 보는 성 편향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수영 대표인 카틴카 호스주는 여자 개인 혼영 400m에서 기존 세계신기록을 무려 2초 07이나 앞당긴 4분 26초 36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를 보도하던 NBC 방송 해설자는 화면에 코치인 호스주의 남편이 비치자 “저 남자 덕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카고 트리뷴은 미국 사격 대표인 코리 코그델의 여자 개인 트랩 부문 동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면서 기사 제목에 코그델의 이름을 빼고 ‘미국프로풋볼(NFL) 시카고 베어스 라인맨인 미치 언레인의 부인이 동메달을 땄다’고 달았다. 여자 수영 400m 자유형에서 자신의 세계신기록을 다시 경신(3분 56초 46)하며 금메달을 딴 케이티 러데키(미국)에 대해 NBC 방송 해설자는 남자처럼 수영한다고 트위터에 글을 썼다. 데일리메일은 러데키를 ‘여자 마이클 펠프스’라고 표현했다. 미국 여자 기계체조 대표인 흑인 선수 시몬 바일스는 ‘체조장의 코비 브라이언트(흑인 농구 선수)’로 불린다.

여성 선수의 성과는 여성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뤄낼 수 없는 것이라는 편견이 ‘남성의 도움 덕분’ 또는 ‘남성을 흉내 낸 덕분’이라는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심해 여성 선수를 실력이 아닌 외모로 평가하기 일쑤다.

올림픽 헌장의 기본원칙 6조는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자유와 권리의 향유는 인종과 피부색, 성, 성적 취향, 언어, 종교, 국적 등에 따른 차별 없이 보호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성 선수의 성과를 그들의 땀과 노력 덕으로 평가하듯이 여성 선수의 성과도 온전히 그들의 것으로 하는 것이 올림픽 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