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걷는 듯 ‘짜릿’… 해안절벽서 떨어질 듯‘아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1일 전체 365m를 완공한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송도 구름산책로’(위쪽)와 남구 용호동 해안 절벽에 설치된 ‘오륙도 스카이워크’(아래쪽 ) 등 부산 해상 스카이워크 2곳에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서구청 제공, 김기현 기자 ant735@

부산‘해상 스카이워크’2곳 새 관광 명물로

- 송도 구름산책로
국내 최장 365m 해양산책로
발밑 10m아래 푸른 파도 일렁
어부와 龍 사랑 담은 조각상도

- 오륙도 스카이워크
35m 높이 유리판 수평 돌출
발아래 기암괴석·절경 만끽
‘이기대 산책코스’도 볼거리

“아! 국내에 이런 곳이 있었네요.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아찔아찔하네요.” 휴가철을 맞아 부산 ‘해상 스카이워크’ 2곳의 인기가 고공 행진 중이다. 요즘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송도 구름산책로’에는 이름처럼 관광객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104m 부분 개장에 이어 전체 365m 구간이 완공돼 지난 6월 개장했다.

국내 최장 해상산책로인 이곳에서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송도해수욕장 주변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닥 일부를 강화유리와 철망 그레이팅으로 설계해 발바닥 10m 아래 푸른 파도가 일렁거리는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짜릿한 스릴감을 느끼며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다.

또 연결 구간인 거북섬에는 젊은 어부와 용왕의 딸 인룡(人龍)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청동조각상, 거북이 머리인 장수굴 등 다양한 조형물이 세워져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을 간직하고 있다. 주말에는 하루 1만5000∼2만 명, 평일에도 7000∼8000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입구에서 전자인식시스템으로 정확히 체크한 인원수다.

구름산책로 덕분에 6월 1일 개장 이후 8월 10일까지 송도해수욕장 방문객수는 659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김모(45·경남 진주) 씨는 “지난해까지는 주로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갔는데 올해 송도에 와서 색다른 체험을 했다”며 즐거워했다.

앞서 지난 2013년 10월 부산 남구 용호동 오륙도 부근 절벽에 설치된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규모는 작지만 현기증이 날 정도의 짜릿함을 선사한다는 측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이 스카이워크는 35m 높이의 해안 절벽에 철제빔을 설치하고 그 위에 방탄유리판을 말발굽형으로 이어 놓은 전망대다.

바다 쪽 암벽에서 15m가량 공중으로 뻗은 길을 조심스레 걷다가 ‘U’자로 돌아오는 코스다. 투명유리 발판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부산 남구청 측이 준비한 덧신을 신고 가야 한다.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 같은 위험 속에서 발아래 기암괴석과 절벽에 치는 파도를 보면 오금이 저린다.

이곳에서는 오륙도의 해안 절경은 물론이고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볼 수 있어 바다 전망 자체가 탁월하다. 요즘 주말에는 8000∼9000명, 평일에도 3000∼5000명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바다 위 공중을 걸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관광객이 2014년 76만2000명에 이어 지난해 100만 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이보다 15%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카이워크 아래쪽에는 나무 덱길을 따라 전국 해파랑길의 출발점이자 백미로 꼽히는 ‘이기대(二妓臺) 산책코스(4.8㎞)’도 연결돼 볼거리가 많다. 중국, 일본, 홍콩의 주요 방송사들이 자국에 오륙도 스카이워크를 소개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가을시즌 스카이워크를 전국 최고 인기 관광코스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해운대구청은 내년 초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청사포 해안에 ‘하늘전망대’를 설치한다. 해수면에서 20m 높이, 바다 쪽으로 돌출된 길이 70m 규모로 해운대와 기장을 연결하는 천혜의 해안 절경을 한눈에 보면서 짜릿함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기현 기자 ant73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