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公기관 16곳 통·폐합 계획… 반발 부딪치자 5개만 ‘용두사미’

道의회 등 반대에 대상 축소

경기도의 산하 공공기관 개혁이 용두사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영 개선을 위해 16개 기관의 통폐합을 검토하다가 각 기관 및 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결국 5곳만 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2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가 출자해 설립한 공공기관 25곳 가운데 통폐합이 검토되는 기관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영어마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등 총 5곳으로 나타났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 경기영어마을은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에 각각 흡수 통합하고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수원시로 이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도는 조례 개정 및 정리절차를 거쳐 내년부터는 22개의 공공기관을 운영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는 앞서 지난 3월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산하 공공기관 수를 25개에서 13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는 민간기관에 5억 원을 주고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것으로, 당시 16개 기관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폐지대상 기관과 도의회의 반대가 잇따르자 재검토 절차를 거쳐 대상기관을 축소하게 됐다. 결국, 수억 원이 지출된 연구결과를 스스로 부정한 셈이 됐다.

최종 통폐합 대상에 오른 기관의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모두가 인공지능·지능형로봇·빅데이터·IoT·바이오산업 육성에 혈안이 돼 있는데 미래기술 육성기관을 없애는 것은 경기도의 미래 가치를 없애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경기영어마을 역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과의 사업 내용이 거리감이 있고, 지리적으로도 많이 떨어져 있다”며 “각 기관이 차별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