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디젤차 지원책 지연… 車업계 ‘시름’

현대·기아·지엠노조 부분파업
디젤차 정책은 국회탓 표류 중

국내 완성차업계가 전통적 판매 성수기인 9월을 앞두고 노조 장기파업에 따른 인기차종의 생산 차질과 노후 디젤차 지원책 시행 지연 등 거듭된 악재 탓에 고심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계는 9월 판매 성수기를 앞두고 대대적인 판촉마케팅을 준비 중이지만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지연되는 노후 디젤차 지원책 탓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내수 완성차 판매는 여름휴가철인 8월 감소했다가 9월 이후 성수기를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2010∼2015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8월 평균 자동차 판매량은 10만8324대로 하반기 중 가장 적었고 9월 11만7367대로 회복 후 4분기 판매가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는 현대차 등 주요 완성차 노조가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부분파업을 반복하고 있어 인기차종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피크제 확대 반대와 임금 인상 등을 내걸고 7월 19일부터 10여 차례 부분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미 1조 원이 넘는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는 추산도 나와 있다. 기아차 역시 8월 들어 부분파업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국지엠 노조도 임금 인상,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후속책으로 정부가 발표한 노후 디젤차 폐차 지원책 시행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악재다.

정부는 2006년 12월 이전 등록된 디젤차를 폐차하고 신차 구매 시 개소세의 70%(최대 100만 원까지)를 감면해준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두 달 가까이 정책이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책 시행을 위해 필요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추가경정예산 처리를 둘러싼 논쟁과 함께 국회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발표된 세금지원책이 시행되지 않을 경우 대기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어 오히려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