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총국 암살組 300여명 中 급파…탈북 낌새 보이면 ‘사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중국에 인접한 북한 지역에서 군인이 행인들을 검신하는 단속 현장이 포착됐다. 사진은 주민의 증명서와 짐을 검사하는 군인의 모습. 2016.6.14

외교관 8만원 이상 휴대 금지
北 해외근무자 여권관리 강화

무역업자·탈북자 위장 암살組
탈북 낌새 보이면 ‘사살 조치’
“中, 알면서도 눈감아 주는 듯”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비롯해 북한의 해외 파견 근무자들의 탈북이 잇따르자 북한이 최근 해외 파견 인력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에 정찰총국 암살 테러조 300여 명을 파견해 감시 강화에 나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또 북한 당국은 중국 주재 북한 외교관들에게 500위안(약 8만3900원) 이상의 돈을 휴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금지령을 내리는 등 전 세계에 파견된 해외 근무자들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태 공사의 망명 이후 해외 근무자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 중국에 300명이 넘는 정찰총국 인력을 보내 삼엄한 단속에 나섰다”면서 “이들은 사실상의 납치·암살·테러조로 탈북 낌새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근무자를 그 자리에서 사살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받고 중국에 급파됐다”고 밝혔다.

중국에 급파된 정찰총국 암살테러조는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및 신원 노출을 우려해 대중 무역업자 또는 탈북자로 위장한 채 중국에 입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해외 근무자들의 근무 행태를 일일이 점검하고, 업무 실적이 부진하거나 행실이 미심쩍은 근무자들을 체포, 사살까지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정찰총국 테러조가 중국에 들어왔다고 하면 중국 입장에서 그냥 놔둘 수 없는 일지만 최근에는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도쿄(東京)신문은 이날 북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식당 종업원 13명의 한국 망명 이후 북한 주민의 망명을 막기 위해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비밀경찰 조사단을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단둥(丹東) 등에 3명씩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대북 소식통은 “보위부 파견은 그야말로 중국과의 마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한 당국이 최근 탈북 동향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태 공사 망명 사건 이후 중국 주재 북한 외교관들은 지갑에 500위안 이상을 휴대할 수 없게 됐다. 이 소식통은 “외출 시 당국에서 지급하는 500위안 외의 돈을 휴대했다가 적발될 경우 탈북자와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해외 근무자들에 대한 여권 관리는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표면적으로는 ‘여권 분실 우려’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탈북을 막기 위해 일괄적으로 해외 근무자들의 여권을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보관하도록 한다. 하지만 일부 공관의 경우 관리가 허술해 대사·영사급 외교관들이 여권을 소유하는 사례가 왕왕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 해외정보국(옛 35실)이나 통일전선부(통전부) 소속 파견 인력들의 경우 예외적으로 개인 여권 소유가 가능했지만 태 공사 망명 사건 이후 이들도 예외 없이 당 세포비서에게 여권을 반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