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7일 브루나이의 세리 탄중킨다나 수상가옥 홈스테이 마을에 도착한 한국 및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대학생들(왼쪽 위 사진)이 19일 김영선(오른쪽 위 사진 오른쪽 세 번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및 현지 주민들과 함께 브루나이 전통음식 ‘얌부얏’ 조리 체험을 하고 있다. 20일 템부롱 국립공원에서는 열대우림 한가운데 세워진 ‘캐노피’(아래 사진)에 올라 에코 관광을 체험하기도 했다. 한-아세안센터 제공
- 학생 18명 ‘브루나이 CBT프로그램’ 참가
세리 탄중 전통 수상가옥서 식사부터 농업까지 현지체험
주인 아주머니를 어머니 불러… 히잡 써보며 이슬람문화 이해
“한국-아세안 청년 문화교류… 지속가능 관광 모색의 기회”
한국의 교역상대국 1위가 중국이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교역 규모 13% 정도를 차지하는 제2의 교역 파트너가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등으로 구성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란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마음의 거리는 여전히 먼 나라들이 아세안이다. 아세안 10개국 중 자원부국으로 이름난 소국 브루나이의 역동적 변화상을 현장에서 살펴보니, 한-아세안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이 엿보였다.
지난 17∼21일, 한-아세안센터의 지역기반관광(CBT) 프로그램이 진행된 브루나이 세리 탄중킨다나 지역의 홈스테이 현장에서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 및 아세안 지역 출신 대학생들과 함께 아세안의 일원인 브루나이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한국 대학생 12명과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출신 학생 6명으로 구성된 대학생 참가단은 세리 탄중킨다나에 머무는 동안 틀에 박힌 ‘동남아 관광’과는 전혀 다르게, 마치 브루나이 현지인이라도 된 듯 홈스테이 가정의 브루나이 전통 생활에 물들어갔다.
17일 대학생 참가자들이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 수십 채의 수상 가옥들로 이뤄진 세리 탄중킨다나에 도착하자 지역 주민들은 북소리를 울리며 손님들을 맞이했다.
마을 주민들은 3∼4명이 한 조로 이뤄진 한-아세안 지역 대학생들을 각각의 홈스테이 가정의 ‘어머니’에게 소개하며 브루나이에 머무는 동안 학생들도 그를 어머니로 부르며 함께 가족처럼 지내기를 기원했다.
여장을 푼 다음 날부터 한-아세안 대학생들과 이들을 인도하기 위해 마을을 찾은 한-아세안센터 직원들의 본격적인 ‘브루나이 생활 체험’이 시작됐다. 브루나이식 밥상을 받고, 마을 근처 농장에 나가 주민들의 농업을 함께 체험하기도 했다.
19일 열린 공식 환영행사와 주민들과의 교류 시간은 브루나이 홈스테이의 백미였다. 주민들은 생선에 망고 소스를 곁들인 ‘얌부얏’을 비롯한 브루나이 전통음식을 학생들과 직접 만들며 브루나이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주민들과 참가자들이 조를 이뤄 실시한 ‘리가타(regatta·조정)’ 경기에서는 함께 보트의 노를 저으며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외국에서 찾아온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신기하기라도 한 듯, 세리 탄중킨다나의 아이들은 사람들 사이를 바삐 오가며 학생들의 어깨에 매달리고 함께 사진을 찍자고 조르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세리 탄중킨다나를 찾은 한국 학생들이 많은 공부를 하게 된 것이 이슬람권 여성 특유의 복식인 ‘히잡’이었다. 비이슬람권 사람들이 보기에 히잡은 그냥 보자기를 둘러쓴 것 같은 단순한 복식에 불과할 수 있지만, 매일 같이 히잡을 쓰고 다니는 브루나이 여성들에게는 같은 히잡에도 이를 장식하는 브로치나 주름 모양새 등 엄연히 다른 스타일이 존재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여학생은 “홈스테이의 가족들이 거의 매일 밤 늦게까지 히잡 스타일 등을 가르쳐 줬다”며 “이번에 히잡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5일간 진행된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태어난 나라와 언어는 달라도 우리는 아시아인이라는 공감대를 다질 수 있었다.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브루나이는 홈스테이, 천혜의 열대우림 등이 보존돼 있어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기대가 큰 곳”이라고 말했다. 주인도네시아 한국 대사를 역임한 아시아 전문가인 김 사무총장은 특히 “미래의 지도자인 한국과 아세안 청년들이 단순히 아세안 문화 체험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관광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직접 고민해 봄으로써 아세안의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루나이=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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