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당 여성간부’ 국경넘어 中으로 탈북

아들과 함께…‘3국行’ 기다려
최근 권력핵심 동요 징후 분석

북한의 도(道) 당 여성 간부 A 씨가 국경을 넘어 탈북해 중국에서 제3국행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아들과 함께 국경을 넘는데 성공했지만, 함께 탈북을 시도했던 남편은 북한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잇단 이탈을 막기 위해 북·중 접경지역 감시를 강화하는 와중에도 목숨을 걸고 북한 사회를 벗어나려는 탈출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 소식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25일 관련 소식을 전하며 “일주일 전쯤 북한의 도 당 여성 간부가 아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들어왔다”면서 “도 당 간부가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종업원 집단 탈북과 태영호 공사의 망명 사건을 계기로 북·중 접경지역의 감시가 매우 삼엄한 와중에 국경을 넘었다”면서 “압록강 경비대를 매수할 만큼의 영향력은 있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제3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A 씨는 현재 중국 한 도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오후 탈북자 6명이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에서 중국 공안에 발각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중국 당국도 탈북자 단속을 강화하고 나서 A 씨가 움직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A 씨의 남편 역시 도 당 간부로 선전부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A 씨와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탈북을 시도했으나 탈북 과정에서 체포돼 생사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알려진 북한 주민 이탈은 해외 파견 식당 종업원이나 외교관 등 해외 근무자들의 탈북과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무역상 등이 중국에서 행적을 감추고 일정 기간 중국에서 체류 뒤 제3의 장소로 탈출하는 형태가 많았다.

하지만 A 씨처럼 경비가 강화된 북·중 접경지대를 넘거나, 서해 상에서 어선을 타고 남한 앞바다에 북한 주민이 표류하는 등 이례적인 탈북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북한의 고위급 엘리트 탈출행렬에 이어 중간급 이상의 당 간부들도 김정은 체제에 대해 회의하고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북 소식통은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일반 간부들도 김정은 체제의 공포정치와 과도한 당 사업 추진에 대해 힘들어하고, 동요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