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폭탄주’ 마시는 40·50代 왜 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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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주류 소비 설문

1회 소주 6.1잔 - 맥주 4.9잔
고위험음주 4년새 7.9% 감소
女 음주량, WHO 권고 웃돌아
과일소주 등 리큐어 선호 증가

건강을 생각하는 국민이 늘면서 독주와 폭탄주 등 이른바 ‘고위험 음주’를 하는 사람들은 줄고, 도수가 낮은 ‘저(低)도수 술’을 찾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반면, 여성 음주와 40·50대의 ‘에너지 폭탄주(에너지 음료와 술을 섞은 것)’ 음주는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을 웃도는 음주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국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주류 소비·섭취 행태’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달라진 음주 풍속도가 드러났다. 우선 올 상반기 국민의 1회 평균 음주량은 소주(50㎖) 6.1잔, 맥주(200㎖) 4.9잔, 탁주(200㎖) 3.0잔으로, 2013년에 비해 각각 0.3잔, 0.7잔, 0.2잔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알코올도수 17도 소주를 일정 기준(남자 8.8잔 이상, 여성 5.9잔)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 경험자도 2012년 66.2%에서 올해에는 58.3%로 감소했다. 폭탄주를 마신 경험자 비율도 2013년 55.8%에서 45.7%로 감소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원하지 않는 음주는 거절한다”고 답한 응답비율이 2013년 55.3%에서 올해는 55.7%로 높아졌고, 저도수의 술을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53.7%에서 57.0%로 증가했다.

여성 음주, 중장년층의 ‘에너지 폭탄주’ 증가세는 두드러진다. 남자의 경우 WHO가 권고하는 소주의 섭취 권고량(5.9잔)보다 1.4잔을 더 마셨지만, 맥주와 탁주는 권고량(5.6잔, 4.2잔)보다 0.1잔, 0.8잔을 덜 마셨다. 여자의 경우 소주와 맥주, 탁주 모두 권고량(2.9잔, 2.8잔, 2.1잔)보다 각각 1.6잔, 1.4잔, 0.4잔을 더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폭탄주 경험자는 2013년 11.4%에서 올해 12.0%로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에너지 폭탄주 경험자 비율이 25.7%에서 19.6%로, 30대는 14.2%에서 12.5%로 감소한 반면, 40대는 6.9%에서 10.0%로, 50대는 4.4%에서 11.7%로 늘어났다. 과일 소주 등 ‘리큐어’ 1회 평균 음주량도 2013년 2.2잔에서 올해는 6.0잔으로 크게 늘었다. 10대의 고위험 음주 비율이 49.2%, 폭탄주 음주 비율도 37.5%에 달하는 등 청소년들의 고위험 음주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