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인하 어려워지나… 韓銀 ‘깊어지는 고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하방리스크’ 커지는데
美금리·가계부채 ‘2중 압박’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의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외에도 가계부채 급증세, 하반기 금융시장 불확실성 및 경기 둔화 우려 등 다양한 변수들이 기준금리 조정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금리 동결 기조 하에 국내외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보다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9일 한은 등에 따르면 당초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 4분기에 한은이 하반기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과 내수 부진 지속으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면 한은이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라는 게 주된 논리였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13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를 짓누르면서 추가 금리 인하가 더욱 힘든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목되고 있는 이상 이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에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30일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이는 11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도 금리 동결 전망의 근거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가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이 심각하게 논의되는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를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0∼11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는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내 경기 흐름”이라며 “하반기 경기 하방 압력이 매우 심할 경우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설 수도 있지만 확률은 매우 낮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충남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