電氣 저장뒤 원할때 사용… ESS, 수출 주력상품 키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기업·연구단체·학계 등이 참여한 ‘ESS 융합 얼라이언스’를 29일 출범시켰다. 사진은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2월 경북 경산변전소에 설치한 세계 최대 규모인 48㎿급 주파수조정용 ESS 설비 모습. 산업부 제공

- 정부, ESS로 세계 전력시장 주도권 확보 나서

ESS 4조5000억 투자 계획
한전 등 관련규정 마련하고
신재생발전 등 시너지 노려

이미 美 · 유럽 배터리 공급
올 수출 작년에 2배 달할듯
기술력 앞서 시장선점 가능

미래에너지 혁명의 핵심으로 불리는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ESS)를 차세대 수출 주력 상품화하기 위해 민·관·학계가 공동으로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역량을 결집시키고 있다. ESS는 전기를 대용량으로 저장했다가 원하는 시간에 방전할 수 있도록 해 전력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에너지 산업체계를 말한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에너지미래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총 42조 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특히 ESS는 짧은 시간 내에 세계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히고 있다.

◇에너지 신산업 규제 완화·투자 지원 병행 = 에너지 신산업 분야의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 정부는 지난달 5일 ‘에너지 신산업 성과 확산 및 규제개혁 종합대책’에서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내수 12조 원, 고용 3만 명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재생의 해외 수출도 2020년까지 현재의 2배 이상인 1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발전소가 생산한 전력 중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신재생공급 의무화 제도(RPC)를 손질해 공급의무 비율을 2020년까지 7.0%로 늘리고 태양광·해상 풍력 등 신재생 발전소를 건립하는 등 발전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또 자가용 태양광 생산전력의 전력거래소 완전판매, 태양광 설비용량 확대, 소규모 신재생 발전에 대한 무제한 계통 접속 등 규제 완화도 시행했다.

특히 ESS의 경우 제품 개발 및 내수 활성화를 위해 지원제도를 강화했다. 정부는 ESS 분야에만 4조5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정 품목에 이처럼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그만큼 ESS가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정부가 밝힌 ESS 분야 투자 지원 및 규제 완화를 살펴보면, 정부는 ESS활용촉진요금제의 적용기간을 기존 1년에서 10년으로 대폭 확대했다. 그동안 ESS활용촉진요금제의 적용기간이 1년에 불과해 기업들이 ESS 투자 확실성을 호소한 바 있다. 이 제도 시행에 따라 ESS 투자액 회수기간이 10년에서 6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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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과 ESS를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신재생공급인증서(REC)에 가중치 4∼5를 부여해 ESS 설치와 관련된 인센티브로 작용하게 된다. 태양광 발전사업자에 ESS 설치 유인을 제공해 ESS 신규 투자를 유발한다는 계획인데, 지원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경우 국내 ESS 시장은 현재 3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현재의 2배인 60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선진국의 송·배전망 시장, 개발도상국의 신재생 연계 시장 등에 대한 수출도 올해 4억3000만 달러에서 2020년에는 32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SS 전기판매도 일반 소비자 판매를 허용했다. 요금이 낮은 밤에 충전한 전기를 낮에 판매하는 사업이 활성화되면 ESS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국가 전체 전력수요 피크 절감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ESS, 차세대 수출 주력 육성 = 정부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관련 업계와 함께 ‘ESS 융합 얼라이언스’를 발족, ESS를 차세대 수출상품으로 육성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ESS를 수출 주력 상품화하기로 한 것은 주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도 ESS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ESS의 다양한 기능 및 효용에 따라 세계 ESS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해 2020년에는 현재의 10배 수준인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 7월에 전년의 약 70%인 1500억 원으로 확대됐고 올해 말에는 3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도 지난 7월에 전년 수출액의 약 96%인 1억79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 말에는 전년의 약 2배 수준인 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기업은 2013년부터 ESS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ESS 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초기 수요를 창출하고 시장을 창출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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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주파수조정용 ESS 131㎿h를 내년까지 구축하고, ESS 보급 사업을 통해 54개소에 전력피크저감용 ESS 55㎿h를 설치하는 등 공공수요 창출을 통한 초기 시장 형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 ESS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비상전원용으로 ESS를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일정 규모 이상 공공기관에 ESS 설치를 의무화하는 한편, ESS 저장전력을 전력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한 신규 서비스 및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ESS는 배터리, 전력변환장치(PCS), 시스템통합(SI),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전력공급, 신재생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과 기업이 관련된 대표적인 융합산업으로 관련 기업 간의 협업과 시너지 창출이 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ESS 분야에서 거둔 실적은 괄목할 만하다. ESS용 배터리의 경우, LG화학은 지난 연말 미국 AES사와 ‘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력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GWh는 1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AES사는 2000년대 초반 2차전지를 활용한 ESS를 처음 도입한 업체로 일찌감치 이를 상용화했으며 2009년 이후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약 400㎿ 규모의 ESS 사업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에 세계 최대 140㎿h급 주파수조정용 ESS 구축사업에 배터리를 공급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하차피에 북미 최대 32㎿h 규모의 전력안정화용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ESS용 PCS, 산업용 UPS(무정전전원장치), 기타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 데스틴 파워는 지난 2013년에 ESS PCS 관련 유럽 CE(Conformity to European)를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획득했다.

CE 인증은 유럽 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에 대한 적합성 인증 마크로, 데스틴파워는 정격전압이 교류(AC) 1000V 또는 직류(DC) 1500V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의 자사 PCS를 유럽에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데스틴파워는 이뿐만 아니라 한전(신용인변전소 등) 및 캐나다(파워스트림) 등에 대용량 주파수조정용 ESS의 PCS를 납품하고 있다.

데스틴파워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중동 등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이라며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것이 해외 진출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