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위안부재단 출연금 10억엔 송금

수요 조사 뒤 본격 피해 보상
일부선“합의 무효”시위 계속

31일 일본 정부가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에 10억 엔(약 108억여 원)을 출연함에 따라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재단은 위안부 피해 생존자 및 사망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한 후 피해보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날 일본 정부가 예비비에서 책정한 10억 엔을 화해·치유 재단 법인 계좌로 송금하면서 지난 24일 각의 결정을 통해 재단 자금 출연을 최종 확정한 지 1주일 만에 관련 절차가 모두 완료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간 위안부 합의에 따른 일본 측의 핵심조치 이행이 마무리됐으며 재단은 향후 위안부 피해 생존자·사망자 가족들에 대한 면담 조사 결과와 내부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사업을 확정하게 된다. 재단은 우선 고령의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지원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당사자 및 가족들을 개별 접촉해 수요를 조사하는 과정에는 최소 1∼2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 측은 금주 중 이사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논의한다.

앞서 재단은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46명)에 대해서는 1억 원, 사망자(199명)에 대해서는 유족들에게 2000만 원 규모의 현금을 분할지급하기로 개략적인 사업 방향과 틀을 정했다. 10억 엔 가운데 약 80%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되고, 나머지 20%는 재단의 목적에 비춰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추모·기억 등 상징적 사업에 사용된다.

그러나 일부 피해 생존자와 지원 단체들을 중심으로 위안부 합의 무효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가, 이들이 현금 수령 거부 등을 통해 재단사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위안부 합의 이행은 참여자 중심으로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주도하는 정의기억재단 측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 생존자 12명은 30일 정부를 상대로 각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