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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6년 09월 02일(金)
마포구 배경… 젠트리피케이션 속 개인들의 소소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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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집 / 김선진 글·그림 / 상수리

어떤 공간이나 장소에 대해서 생각할 때면 우리는 늘 달라지지 않는 수동적인 것이라고 여긴다. 물론 종로1가가 어느 날 갑자기 퇴계로로 이동하는 일은 없고 북한산은 변함없이 한자리에 있다. 하지만 공간은 종종 내 삶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준다. 어떤 좁고 긴 골목에 들어서면 경외감이 들고 위축되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어떤 공연장이 유난히 관객들의 호응을 더 전폭적으로 이끌어내기도 한다. 특히 우리가 날마다 잠들고 깨어나는 집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는다. ‘그 집에 살 때’로 기억하는 화목한 순간, 그 집의 안온한 뒷마당 덕분에 가능했던 도전들, 잊을 수 없는 큰 창의 햇빛 같은 요소들은 훗날 ‘그 집 덕분이었다’는 감사의 말로 그리운 공간을 추억하게 만든다.

‘나의 작은 집’은 정든 공간의 소중함을 말하는 그림책이다. 표지에는 사람이 없는 텅 빈 거리가 나온다. 면지를 펼치면 고양이 한 마리와 네 사람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책이 시작되면 마치 뛰쳐나오기로 약속한 것처럼 수많은 이웃이 왁자지껄하게 등장한다. 쓰레기봉투를 볼 때 아마도 망원이나 상수 어디쯤일 것 같은 서울 마포구의 한 동네가 배경이다. 작품의 주인공은 ‘삼일 카 센타’로 쓰이던 작은 벽돌집이다. 이 집에 살던 아저씨는 늦은 밤까지 자동차를 고치고, 잠이 들어서는 자신이 개발한 ‘뉴 모델’ 자동차를 타고 연인과 여행하는 꿈을 꾸었다. 이 집에 그다음으로 살았던 사람은 초원 사진관의 사진사였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 집에 와서 자신의 사연을 남겼다. 한때는 외로운 할머니의 집이었고 모자를 만드는 발랄한 청년들이 거쳐 가기도 했다. 지금은 차를 좋아하고 그림을 사랑하는 한 아가씨의 찻집이 됐다.

집을 주인공으로 삼아 삶을 말하는 그림책은 여럿 있었다.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그 집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인노첸티의 ‘그 집’이 수백 년 동안 화려하고 처절하게 스쳐 지나간 거대 역사의 증인이었다면 ‘나의 작은 집’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속에서도 옛 모습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아주 소소한 개인들의 삶을 보여준다. ‘낡고 작은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아가씨는 이 집을 허물지 않고 자신만의 작고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간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꿈꾸지 못했을 삶과 생활양식을 발견한다. 이 그림책과 달리 마포의 몇몇 동네는 모습을 알아보기 어렵게 변화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달라지는 마포의 생생한 기록이면서 마포에 대한, 달라지지 말아 달라는 희망이기도 하다.

김지은 어린이책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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