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徐遊記>(954) 46장 국개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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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수는 후원의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었다. 다음 순간 후원이 입을 딱 벌리더니 서동수의 양쪽 팔을 움켜쥐었다. 강한 악력이다. 서동수는 뜨겁고 끈적이는 동굴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느낌을 받는다. 후원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터졌다. 가쁜 숨소리, 엉키면서 뒤틀리는 두 쌍의 사지.

“아아아.”

후원의 신음이 높아지면서 서동수의 움직임에 맞춰 음색(音色)이 달라졌다. 허리를 들썩이던 후원이 소리쳤다.

“여보, 천천히, 천천히.”

몸이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동수는 맞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거칠게 부딪치자 후원이 곧장 절정으로 치솟는다. 후원의 몸은 새롭다. 안기고 뻗는 자세만 서로 익숙할 뿐이지 느낌은 언제나 다르다. 오늘 후원은 강한 자극을 받은 것 같다. 그것이 금방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아이고, 여보.”

후원의 외침이 단말마의 비명처럼 울렸다. 동굴이 와락 좁아지는 것 같더니 벽이 허물어지는 것처럼 좁아졌다. 벽의 세포 하나하나가 불끈거리면서 박동을 했고 후원의 사지가 뜨거운 뱀처럼 휘감겼다. 딱 벌린 입, 치켜뜬 눈은 죽은 생선 같다. 이윽고 후원이 폭발했다.

“아아앗.”

턱을 치켜든 채 온몸이 굳어진다. 자극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다리를 한껏 벌렸기 때문에 후원의 몸은 기묘하게 뒤틀렸다. 상반신은 빈틈없이 엉킨 반면 하반신은 떼어진 것 같다. 그런 다음 두 쌍의 사지가 허물어지듯 엉키기 시작했다. 신음과 함께 가쁜 숨소리가 방 안을 뒤덮고 있다. 서동수는 후원을 안은 채 귓불을 입에 물었다. 후원의 성감대 중 하나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후원의 가쁜 숨소리가 가라앉기 시작할 때 서동수가 몸을 떼어 옆에 누웠다. 방 안은 아직 열기가 식지 않았다. 둘은 이제 소파에 나란히 누워 있다. 그때 후원이 말했다.

“시 주석은 중·한 동맹을 원하고 계세요.”

서동수가 심호흡을 했다. 북한은 중국과 동맹 관계다. 한국이 미국과 동맹 관계인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러나 대한연방이 되었을 때의 대중(對中)관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 분위기로 간다면 대한연방과 중국은 적국(敵國)이 된다. 몸을 돌린 서동수가 후원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후원이 한쪽 다리를 서동수의 하반신에 비스듬히 걸쳤다. 서동수가 물었다.

“조건은?”

“그렇게만 말씀드리면 된다시더군요.”

“한·중 동맹? 핵은?”

“그 말씀은 없었습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경제 압박은?”

“말씀 없었습니다.”

서동수가 후원의 풍만한 젖가슴을 손으로 감싸 쥐었다.

“갑자기 한·중 동맹을 이야기하시다니 영문을 알 수가 없군.”

“이 말은 하셨어요.”

몸을 붙인 후원이 서동수의 가슴에 볼을 붙였다.

“중국은 5000년간 한반도와 가까운 나라였다고.”

“시 주석 말씀인가?”

“네.”

“리커창 총리나 리정산 서기는 만나지 않고 온 거야?”

“안 만났습니다.”

가슴에서 볼을 뗀 후원이 눈동자의 초점을 잡고 서동수를 보았다. 정색한 얼굴이다.

“전 시 주석의 밀사 역할이에요.”

“…….”

“참고로 말씀드리는데 제가 시 주석과의 통로 역할입니다. 리 총리, 리 서기는 통하지 않아요.”

서동수가 다시 후원의 엉덩이를 당겨 안았다. 후원에게서 박하향 같은 살 냄새가 났다. 전에 맡았던 냄새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