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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6년 09월 09일(金)
100원짜리 주사기 재사용 ‘일부 파렴치 의료’가 원인
예방 백신은 없지만 조기 치료땐 90%이상 완치 가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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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확산 비상…‘C형간염’ 이란

최근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과 강원 원주의 현대정형외과, 충북 제천 양의원 등의 의료기관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으로 인한 C형 간염이 집단 발생했다. 현재 3곳에서만 2만 명이 넘는 환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C형 간염 양성판정을 받은 환자만 500명이 넘어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정부는 부랴부랴 긴급 대책을 발표하고 전수감시 등의 대응에 나섰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를 자세히 살펴봤다.

1 C형 간염이란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HCV)에 감염됐을 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체 면역반응으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 등 체액에 의해 전파된다. 성적 접촉이나 수혈, 혈액을 이용한 의약품, 오염된 주사기의 재사용, 소독되지 않은 침의 사용, 피어싱, 문신을 새기는 과정 등에서 감염될 수 있다. C형 간염 환자를 보면 주사 약물 남용자가 48~79%, 혈액 투석 환자가 6~15% 정도를 차지한다. C형 간염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침입하게 되면, 주로 간세포 내에 바이러스가 존재하게 된다. 이때 우리 몸은 세포에 감염된 이들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간세포도 함께 파괴되면서 간에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C형 간염 환자는 국내에 약 3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나이가 많을수록, 도시보다 읍·면 지역일수록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다. 예방 백신은 없지만, 조기 치료하면 신약으로 약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환자 약 30만 명 중에서 4만5000~7만 명 정도만 치료를 받는 상황이다.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 중 약 2만 명에서 7만 명 정도는 간 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2 집단 감염 사태는

의료기관에서 감염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C형 간염이 집단 감염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의 다나의원, 강원 원주 현대정형외과의원, 올해 1월 충북 제천의 양의원을 다녀간 환자에게 C형 간염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의료기관들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면서 감염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지난 2월 12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근절 신고센터’에는 4월 15일까지 모두 54곳이 신고됐고,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C형 간염 다수 발생 의심기관으로 8곳이 지정되기도 했다. 보건당국은 이들 총 62곳을 현장 조사한 결과, 26곳에서 주사기나 의료기기를 재사용하는 등 위법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일회용 주삿바늘을 재사용하거나, 생리 식염수 주사제를 분할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신고센터에는 4월 16일 이후에도 지금까지 36건이 추가 신고돼, 보건당국이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서울 동작구의 서울현대의원도 이 과정에서 발견됐다.

3 감염관리 왜 안되나

대표적인 일회용 의료기기인 주사기는 환자 주입용·채혈용·관장용 등으로 병원에 공급되는 가격은 개당 80~100원 정도에 불과하다. 가장 비싼 관장용 주사기도 개당 450~500원 수준이다. 100원 안팎인 주사기가 재사용됐다는 점은 충격적인 사실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어려워진 병원 경영 상황으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주사기를 재사용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사기는 개당 가격이 비싸지는 않지만, 환자들이 많은 의원에서는 연간 수백만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재사용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동네 의원 등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대형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독이나 보관 등 감염에 대한 관리 감독이 소홀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은 자체적으로 감염관리실을 두고 즉시 대응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동네의원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국 의원 수만 3만여 곳, 100병상 미만 병원은 1500개 이상이 있다 보니 감독할 수 있는 보건소 등의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4 그동안 드러난 방역 허점은

먼저 환자의 조기 발굴과 치료가 어려웠다. C형 간염은 급성기에 70%는 무증상으로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 감염자의 50% 이상은 간 경변 등 만성화 이후에 인지한다. 질병에 대한 낮은 인지도로 인해 조기 치료도 어렵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C형 간염 항체 보유자의 C형간염 인지율은 35%로, B형간염(74%)의 절반 수준이며 일반 국민의 C형간염 인지율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보건당국도 C형 간염을 법정 감염병으로 감시하고 있지만, 일부 의료기관을 선정해 관리하는 ‘표본감시체계’여서 발생규모나 추이 파악에 한계가 있었다. 표본의료기관(현재 186개소)에서만 보고의무가 부과돼 있으며, 보고한 건에 대해서도 보고 의료기관이 신청한 경우에만 역학조사를 실시하게 돼 있다. 실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다나의원과 원주 한양정형외과 의원 등은 표본감시 기관이 아니었으며, 역학조사 결과가 해당 기관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신청을 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확산을 차단하는 데도 한계가 드러났다. 주사기 등 일회용 의료기기는 시술 후 폐기하면 재사용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감염이 의심된다고 해도 법적 근거가 없어 병원 명을 공개하거나 업무정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5 정부 개선 대책은

의료기관의 C형 간염 집단 발생이 잇따르자 복지부는 지난 6일 ‘C형간염 예방 및 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C형간염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자 표본감시 감염병 체계로 돼 있는 C형간염의 관리 체계를 ‘전수감시 감염병 체계’로 전환했다. 현재는 186개의 의료기관에 대해서만 C형 간염 환자를 인지하면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의료기관이 신청한 경우에만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전수감시 체계로 바뀌면 C형 간염 환자를 인지한 모든 의료기관은 의무적으로 보건당국에 보고하고 역학조사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를 어기는 의료기관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국민건강검진에 C형 간염 검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C형 간염에 대해 실태조사를 해 유병률이 높은 지역의 40세·66세 생애 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자에게 먼저 C형 간염 검사를 시범 실시하고,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6 의료기관 감염관리 대책은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등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될 경우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라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거나 병원 명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조사 이전에 감염병 전파에 대한 보호조치를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되, 법 통과 이전에라도 감염병 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주의’ 이상 단계가 아니어도 정보공개를 할 수 있는 규정을 추가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또 내시경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C형 간염에 걸리는 사태를 막기 위해 내시경 소독료 수가도 신설, 의료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내시경 소독료 수가 신설은 오는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의료기관 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C형 간염 감염 위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이·미용업소 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문신·피어싱 시술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위생 교육을 강화하고 불법 시술이 이뤄지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7 정부 대책 한계점은

정부가 대책을 발표했지만, 뒷북대응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C형간염 전수감시는 3년 전 정부의 연구용역과제로 제시된 바 있지만, 반영되지 않았던 바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C형 간염을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당시에 제시된 바 있다. 오히려 이번에 내놓은 대책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만 시행 범위를 제한해 당시 제시됐던 정책보다 후퇴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적발된 의료기관에 대한 후속조치나 의료인 징계 등은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소독료 수가 등으로는 동네 의원에 대한 감염관리 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유인책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점으로 꼽혔다. 신고 의무를 위반하는 의료기관에 과태료 200만 원을 부과하겠다는 징계조치도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8 일반인 예방법은

C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에 있는 탓에 쉽게 전염되지는 않는다. 현재 대부분 감염은 약물 주사 시 주삿바늘을 재사용하면서 걸리는 경우다. 그 외에도 드물게 수혈이나 장기이식, C형 간염 산모로부터의 모태 감염, 환자 혈액이 묻어 있는 면도기·칫솔 등의 공동사용, 무허가 문신 혹은 피어싱 등으로 전염될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반드시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하고, 문신이나 피어싱 등 침이나 바늘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반드시 소독된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도 혈액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해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

9 콜레라도 15년만에 발생

후진국형 질병으로 알려진 콜레라도 15년 만에 다시 국내에서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의 대응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감염 발생 지역으로 알려진 경남 거제 지역에 대해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계속 하고 있지만, 한 달 가까이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단지, 폭염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이 콜레라 환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만 했다. 오랜 기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면서 국민들의 감염에 대한 불안감은 물론, 수산물 업체들의 경우 경제적 손해를 입었다. 질병관리본부는 거제시 바닷물에서 콜레라균을 검출해 이번 감염의 원인이 해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0 그 외 주의해야할 감염병은

가을에는 야외활동이 많은 만큼, 진드기나 설치류 매개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눈앞으로 다가온 추석에 성묘, 벌초 등의 과정에서 진드기나 들쥐 등의 배설물을 통해 쓰쓰가무시증이나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렙토스피라증에 걸릴 수 있다.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않아야 하며, 야외 작업 시에는 옷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특히, 올 추석은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만큼, 식중독 등 식품 매개 감염병도 주의해야 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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