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천안함 폭침 등 군사도발·공포 정치도 국제재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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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곤 김앤장 국제법연구소장
“인권 탄압도 전세계에 알려야”

“북한의 인권침해와 군사 도발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은 재판과정을 전 세계에 공개함으로써 북한의 만행을 알리고 인권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권오곤(63·사진) 김앤장 국제법연구소장은 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물망초 인권연구소에서 열린 ‘국제재판과 북한 인권’ 세미나에서 “대한민국 정부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경우, 당장 북한이 협조하지 않는 데다 재판이 정치 쟁점이 돼 장기화하는 등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재판을 통해 북한 인권 실태를 국제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소장은 특히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인권 탄압과 군사 도발에 주목했다. 그는 “정치범수용소처럼 북한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탄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같은 군사 도발은 물론, 지도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이유로 장성택, 현영철 등을 처형한 공포정치도 국제형사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 소장은 또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주민, 국군포로, 탈북자 등에 대한 인권 탄압은 보고서에 명시한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할 만큼 중대하다”고 강조했다.

권 소장은 ICC 제소가 효과를 거두려면 한국 정부의 주도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북한 인권탄압의 구체적 증거를 확보함으로써, ‘합리적 의심’ 이상의 수준으로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권 소장은 구 유고슬라비아전범재판소(ICTY)에서 상임재판관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한국 정부가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 제출한다면 ICC가 북한 정권을 처벌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권 소장이 참여했던 ICTY 재판에서는 피고 161명 중 82명이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